물 부족한 강릉의 ‘오늘’, 전북의 ‘내일’ 안돼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01일
가뭄으로 강릉의 ‘수돗물 비상’이 현실이 됐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8월 말 15% 안팎까지 떨어지며 제한급수·운반급수가 일상화됐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강릉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유엔 SDG 통계에서 ‘물 스트레스’ 지표가 85%로 집계될 만큼 가용수자원 대비 취수 비중이 높은 국가다. 기후변동성·도시집중·산업수요가 겹치면 언제든지 강릉의 오늘이 다른 지역의 내일이 될 수 있다. 전북 지역의 400여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0%대 초중반으로 ‘당장 이상 없음’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도내 407개 저수지 평균이 63.2%로 전년보다는 높고 평년(70.3%)보다는 낮다. 한국농어촌공사 실시간 시스템에서도 전북 평균이 58~59%대에서 등락한다. 또한 환경부·기상청 합동 가뭄 예·경보에선 생활·공업용수의 주 수원인 다목적·용수댐 저수량이 예년 대비 115~138% 수준으로 전국 공급은 ‘정상’으로 표시됐다. 그러나 이 수치들 역시 계절·태풍 경로 하나에 출렁이는 ‘유동적 안심’일 뿐이다. 가을 태풍이 스쳐 지나가도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 내년 봄 영농기 직전 급격한 수급 경색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는 ‘사후대응형 급수대책’에서 ‘사전예방형 종합상수전략’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먼저 수원 다각화가 필요하다. 댐·저수지 단일 의존을 낮추고 지하수·소류지·하천유지용수의 ‘공동운영’ 계획을 고도화해야 한다. 가뭄 단계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하천 취수량·우선순위를 자동 전환하는 규칙기반 운영, 비상연계관로 확대도 필수다. 또한 수요관리를 정밀화해야 한다. 누수 감축은 가장 값싼 신규 수원이다. 광역·지방상수도의 블록계량화·스마트미터를 통해 시간대별 피크를 누르고, 급수구역별 손실수량 목표를 법정 상한보다 엄격하게 설정하자. 산업단지에는 순환수·재이용수를 의무화하고, 냉각수는 단계적으로 하수재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이용·비전통 수자원 확충이다. 하수처리수 고도처리 후 공업·농업·도시조경으로 분산 공급하고, 군산·새만금 인근 해안권에는 모듈형 담수화(위기시 가동)와 비상저장 시설을 병행 검토할 필요도 있다. 이뿐 아니라, 농업용수의 ‘현장 효율화’다. 논 물꼬관리 자동화, 밭관개 점적·미세살수 전환 지원, 작부체계의 가뭄내성 품종·재배시기 조정 등을 패키지로 묶어 저수율 연동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도 고민해야 한다. 기상청·농어촌공사·지자체 센서를 통합한 저수율·수요 예측을 일 단위로 갱신하고, ‘저수율 55%·45%’ 등 임계치별 요금·절수·공급제한을 자동 공표하는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 물관리 기본법 체계에 맞춘 도 단위 종합계획을 업데이트하고, 누수감축·재이용·관로연계 사업에 성과기반예산(PBF)을 적용해 투자-절감효과를 연동해야 한다. 이번 강릉 사태가 말해 주는 것은 ‘비가 오면 괜찮다’는 낙관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선진적 정수·관망 기술과 높은 상수 보급률을 갖고도,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리·기후 구조를 안고 있다. 전북이 올해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내년 봄 전까지의 저수율 궤적이 승부처다. 지금이야말로 도·시군·공기업·산단·농업인이 한 테이블에 앉아 ‘가뭄 전원 참여형’ 상수체계를 설계할 때다. 수도꼭지에서 시작되는 절감과 관로 속 보이지 않는 혁신이 함께 갈 때, 우리는 ‘강릉의 오늘’을 ‘전북의 내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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