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조 3,500억 원 오가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자금세탁 사각지대 우려 커져 금감원 “외부 추적 어려운 구조”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21일
모바일 상품권과 선불카드 등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금세탁 방지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금액이 2조 3,500억 원을 넘어서며, 금융당국의 감독 체계가 시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연수갑)은 21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범죄자금 세탁이나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고위험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경찰이 수사 중인 120억 원 규모의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사건에서도 범죄자들이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해 범죄수익을 세탁한 정황이 확인됐다. 가상자산이 아닌 ‘모바일 상품권’이 자금세탁 수단으로 활용된 첫 사례로,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된 일부 업체가 발행한 상품권이 범죄 흐름의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2021년 1조 3,310억 원에서 2024년 2조 3,500억 원으로 3년 만에 약 76% 급증했다. 일평균 이용건수도 같은 기간 4,764만 건에서 6,763만 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이미 1조 2,900억 원을 넘겼다.
시장 확대와 함께 라이선스 보유업체 수도 빠르게 증가했다. 2021년 72곳이던 선불전자지급수단 사업자는 올해 9월 말 기준 112곳으로 늘었고, 신규 등록을 기다리는 업체도 20곳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감독당국의 이상거래 점검 건수 역시 2021년 3건에서 올해 9월 13건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은 선불자금이 회사 내부망을 통해 이동하는 구조적 특성상 외부에서 거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특히 비대면 거래 비중이 높아 고객 신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행?환불’ 절차를 악용해 해외 범죄자금이 손쉽게 현금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찬대 의원은 “모바일 상품권과 전자지갑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혁신이지만, 자금세탁과 범죄 악용의 통로가 될 위험이 공존한다”며 “시장 규모에 걸맞은 감독 인력과 시스템을 확충해 고위험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자금이 국내 전자금융망을 통해 세탁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감독 공백을 해소하고, 위반 업체에 대해 등록 취소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서울=김경선 기자 |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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