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기업에서 임금 체불…5년간 32억 원 발생
“노사문화·일자리 으뜸기업, 오히려 감독 사각지대로 전락”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28일
고용노동부가 ‘노사문화 우수기업’과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지정한 사업장에서 임금 체불이 다수 발생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안호영 국회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168개 기업 중 30곳(17.8%)에서 총 4억 2,046만원의 임금체불이 확인됐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상생적인 노사 협력과 모범적인 노동 문화를 실천한 기업에 부여되는 인증으로, 선정될 경우 3년간 정기근로감독이 면제되는 혜택이 있다.
문제는 이 제도가 오히려 감독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임금 체불이 발생한 기업 수는 2021년 2곳에서 2024년 8곳으로 늘었으며, 체불액도 같은 기간 21만원에서 1억 440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 으뜸기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고용 창출과 일자리 질 향상을 이유로 매년 100곳을 선정하는 이 제도에서도 선정된 500개 사업장 중 84곳(16.8%)에서 총 28억 979만원의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일부 기업은 산업재해 은폐나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노동조합 불이익 조치 등 사회적 논란을 빚은 곳도 포함돼 제도의 신뢰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임금체불이 발생한 사업장 중 지정이 취소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현행 규정상 선정 이후 3년 내 2회 이상 임금체불로 유죄 판결이 있거나 체불액이 3천만 원 이상일 때만 지정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호영 의원은 “선정 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든 제도가 결과적으로 노동 법규 위반을 방조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노사문화 우수기업의 정기 감독 면제 규정을 재검토하고, 노동관계법 위반 시 즉시 선정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우수기업 지정이 사회적 책임과 모범 사례 확산이라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고용노동부가 사후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수 기업에 대한 인증이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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