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짓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2월 09일
유인봉 시인 / 수필가
봉동읍 신성리 362-4번지, 거기에 아들이 새로 지어 이사한 집이 있다. 층고가 이층 규모로 높아 시원하게 들판이 바라다보이는 곳, 아들 가족이 새로 지어 사는 전원주택이다. 커튼을 열면 해가 돋는 동쪽으로 종남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려오는 봉송 초등학교가 있다. 주변으로는 논밭이 들판을 이루고 있다. 논에는 벼들이 초록으로 여름을 식히고 밭에는 양파와 대파 수확이 한창이다. 삼백 평 남짓한 텃밭에는 십여 년 남짓한 감나무가그늘을만들며몸피를불려가고있다. 마을골목을돌아서강둑길에 서면 봉동천이 시원한 강바람을 선물해 준다. 고산천에서 시작한 물길이 소양천과 수계를 합치며 익산과 군산의 옥토를 적시는 만경강이 들녘평야의 젖줄로 흐른다. 아들은 가정을 꾸리면서 줄곧 귀촌을 꿈꾸고 있었다. 일 년 전부터 전주 근교를 돌면서 조건에 맞는 택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학교와 어린이집이 10분 거리에 있고 아들의 회사 출퇴근 거리 그리고 조그만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오백여평 남짓한 전원택지를 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재의 신성리 362-4번지가 눈에 꽂혔다. 이 집터는 전 주인이 원거리를 오가며 감나무를 심어 경작하는 과수원이었다. 조그만 관정도 하나 파서 가뭄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있었다. 첫눈에 마음에 쏙 들었는지 아들은 땅을 곧바로 계약하고 자신이 꿈꾸고 있던 주택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도시조경 분야에 일하는 터라 기본적인 설계를 하고 세밀한 부분은 전문 전원주택 설계사에게 맡겨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광주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 후 설계를 마쳤다. 거실은 넓고 천정을 높게 그리고 아이들 놀이터 겸 다락을 이층에 들이고 집주변으로는 꽃과 조경수로 꾸미기로 했다. 자재도 가능한 한 친환경자재를 이용해 짓기로 했다. 터를 파고 기초를 놓고 건축해 나갔다. 출퇴근 후 쉬지 않고 현장을 오가면서 공사관계자들과 상의하고 직접 자재를 샀다. 이렇게 춘삼월에 시작된 건축이 하지 무렵에야 끝이 났다. 건축은 마무리하였지만, 주변을 정리하고 다듬는 일은 끝이 없었다. 마당 주변으로 잔디를 입히고 화단과 텃밭을 만들었다. 화단에는 봄에서 가을까지 피고 지는 다양한 꽃을 심고 텃밭에는 상치와 고추 호박을 심었다. 눈코 뜰 새 없이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감나무에는 잎이 돋고 별꽃 같은 감꽃이 한 차례 피고 졌다. 오월이 되자 꽃진 자리에는 앙증맞은 감이 열매를 맺더니 하루가 다르게 크기를 더하고 있다. 아들 내외가 전원에 지은 주택은 그들의 꿈을 건축으로 담아 놓은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흙과 자연에서 뛰놀고 풀들과 꽃, 그리고 새와 벌레를 친구 삼아 유년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다. 아들 내외가 선택한 귀촌의 꿈을 이룬 것이다. 마당과 텃밭에서 아이들이농부의 밀짚모자를 쓰고 여치나 지렁이 사마귀와 친구가 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매미채를 휘두르며 나비나 잠자리를 쫓는 것을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들 내외는 내일보다 오늘 하루 주어진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둥지에서 젊은 부부와 개구쟁이 손주 하랑이 하늘이의 꿈이 감나무처럼 푸르게 커 가기를 꿈꾸어 본다. 오늘은 아이들의 창가 감나무에 서천 여행길에서 사온 새집하나 걸어둘 생각이다. 아침마다 맑은 새소리가 상쾌하고 싱그러운 행복을 물고 오리라 꿈꾸어 본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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