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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제3 금융중심지, 국가 전략으로 증명할 때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26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제3 금융중심지 지정 논란이 다시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문재인 정부 대선 공약으로 시작해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전북 금융도시 육성’ 약속,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이 모이는 전북 금융특화도시 및 제3 금융중심지 지정’ 공약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된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수년간 공회전하던 사안이 2026년 들어 전북특별자치도가 금융위원회에 공식 개발계획을 제출하고, 김관영 지사가 직접 금융위원장을 만나 촉구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도 용역을 발주하며 본격 검토에 들어갔으나, 6월 지방선거 이후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지역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자리 잡은 지 10년 가까이 되면서 기금 규모는 최근 평가액 기준 1,4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를 마중물로 글로벌 자산운용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State Street Bank(SSBT), BNY Mellon 등 글로벌 수탁은행을 비롯해 최근 KB금융·신한금융그룹까지 전주에 자산운용·자본시장 거점을 대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한금융은 300명 이상, KB금융은 500명 이상 규모의 인력을 전북에 배치할 계획을 밝혔고, 이는 과거 ‘연락사무소 수준’ 유치와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서울(종합·핀테크 중심)과 부산(해양·파생상품 중심) 금융중심지의 강한 반발이다. 특히 부산시는 “나눠먹기식 정책”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고 있으며, 지역 단체장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금융산업의 본질인 집적 효과를 분산시키면 국가 전체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논리다.
또한,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신중을 넘어 회의적이다. 2019년 ‘보류’ 결정 당시 지적된 인프라 미비, 고급 금융인력 유치 어려움, 정주 여건 부족 등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대형 금융지주들의 투자 발표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대부분이 국민연금과의 근접 서비스 제공이나 상징적 거점 조성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비즈니스 의사결정과 가치 창출이 전주에서 일어나지 않는 한, ‘이름뿐인 금융중심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 지점에서 정치권의 반복되는 무책임함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때마다 장밋빛 공약으로 지역민의 희망을 키워놓고, 선거가 끝나면 ‘경제적 타당성 검토’, ‘부처 협의’라는 핑계로 뒷걸음치는 행태가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이런 ‘희망 고문’은 지역 갈등만 키우고 정책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만약 전북 제3 금융중심지가 진정 국가 백년대계에 필요한 전략이라면, 정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서울·부산과 차별화된 ‘국민연금 기반 자산운용 특화 모델’을 구체화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 확대, 파격적 세제·인센티브, 금융 전문인력이 정착하고 싶어 할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충 등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반대로 국가 전체 금융 경쟁력에 부정적이라고 판단된다면, 선거 눈치 보지 말고 솔직하게 설득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전북 역시 ‘기금본부가 있으니 당연히 지정’이라는 당위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국민연금 눈치를 보며 생색내기식 사무소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전주에서 실질적인 투자 결정·운용·리스크 관리 등이 일어나는 ‘소프트웨어적 생태계’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글로벌 경쟁력이다. 1,400조 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이 최적의 환경에서 운용되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자산운용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유일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 ‘정치의 언어’가 아닌, 국가 미래를 고민하는 ‘정책의 언어’기 필요한 때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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