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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이제는 ‘말뿐인 먹거리’가 아닌 ‘체감되는 일자리’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하지만 전북자치도는 ‘5극 3특’이라는 거대한 국가 균형발전 청사진 아래,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은 피지컬 AI(인공지능), 방위산업, 수소 에너지, 자율주행 로봇 등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첨단산업의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전례 없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DH그룹 투자 등 등 굵직한 대형 투자 소식은 전북의 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고무적인 신호다. 하지만 화려한 MOU(양해각서) 체결 후 도민들이 마주하는 현실과의 온도차는 크다.

최근 전북 도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지역 현안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이 꼽은 시급한 과제 1위는 단연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육성’이었다. 응답자의 27%가 피지컬 AI·방위산업·첨단 모빌리티 등 새 산업의 육성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들의 지속적인 수도권 유출, 그리고 고물가·고금리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위기 속에서, 첨단산업 유치만이 지역의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줄’이라는 도민들의 절박한 외침이자 경고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마주하는 산업화의 시계는 도민들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땅’이다. 새만금 국가산단의 분양률은 이미 97%를 넘어서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기업들은 당장이라도 공장을 짓겠다며 줄을 서고 있지만, 추가 산업용지인 3·7·8공구의 공급은 빨라야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속도가 생명인 첨단 기업들이 전북의 행정적 절차를 기다려줄 이유는 없다. 농생명용지 일부를 산업용지로 조기에 전환하고, 저탄소 경제의 핵심인 ‘RE100 국가산단’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전북도의 건의는 중앙정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등 핵심 SOC 사업은 여전히 예비타당성 조사와 법적 불확실성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투자 결정의 막바지에 선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는 전북은 ‘실질적 도약’의 원년임을 증명해야 한다. ‘장밋빛 미래’라는 수식어를 걷어내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지역 중소기업이 낙수효과를 누리며 동반 성장하고, 골목상권의 온기까지 이어지는 ‘실감형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먼저, 단기 부지 확보를 위해 산업용지 공급 체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또 새만금 핵심 인프라인 공항, 철도, 항만이 제때 갖춰지도록 ‘패스트트랙’ 도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인재-연구-산업’이 하나로 묶이는 실질적인 클러스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역 대학들이 해당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을 즉각 배출하고, 지역 연구소가 원천 기술을 제공하며, 향토 중소기업들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참여하는 상생 모델을 당장 가동해야 한다.

지방선거 시즌이다. 공통적으로 첨단산업 육성은 단골 핵심공약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현란한 수식어에 현혹되지 않는다. 도민들은 발표 자료의 숫자가 아니라, 내 자녀의 취업 통지서요, 가장의 월급통장에 찍히는 변화다.

전북이 진정으로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성공 모델이 되느냐, 아니면 다시 한번 변방의 낙후지역으로 남느냐는 지금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전북의 미래는 더 이상 미룰 수도, 미뤄져서도 안 된다. 새만금에서 시작된 첨단산업의 훈풍이 전북 전역의 골목골목까지 전해지는 진짜 ‘전북의 봄’이 되기를 도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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