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코앞…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전북형 모델로 혁신해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9일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전북의 농업·농촌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암담하기까지 하다.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파종기와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속은 타 들어간다.
이제 농촌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 그들의 일손이 없이는 농업·농촌을 지탱하지 못할 지경이다. 특히 단기 집중 노동력이 필요한 시기에 투입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촌 인력난의 유일한 돌파구다.
하지만 현재의 운영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영농 현장의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각 시군은 올 농번기에 맞춰 제도 개선과 선제적 대응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도입 절차의 간소화와 공급처의 다변화다. 현재 계절근로자 도입은 지자체 간 MOU 체결이나 국내 거주자의 가족 초청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현지 사정에 따라 입국이 지연되거나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적기 영농이 생명인 농가 입장에서 인력 공급의 불확실성은 치명적이다.
완주군에서 그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완주군은 전국 최초로 '공공형 계절근로자' 전용 숙소를 마련하고, 필리핀 등 해외 지자체와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입국 시기를 영농 주기와 정밀하게 매칭해 농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개별 농가가 숙식 제공 부담을 덜고 필요한 날짜만큼만 인력을 쓰는 '공공형 운영 모델'의 확산이 시급한 이유다.
제도의 고질적인 병폐인 ‘무단이탈’ 문제도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일손이 귀하다 보니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건설 현장이나 제조업체로 근로자들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이는 성실하게 법을 지키는 농가에 허탈감을 줄 뿐 아니라 지역 농업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이를 볼 때 남원시가 도입한 '성실 근로자 재입국 제도'와 '문화 체험 프로그램'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노동력을 착취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대우하며 심리적 결속력을 높인 결과, 이탈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무조건적인 단속보다 성실 근로자에 대해 재입국 우선권을 부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 비자로의 전환을 돕는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
인권 보호와 주거 환경 개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요소다. 과거 일부 현장에서 발생한 열악한 숙소 문제나 인권 침해 논란은 전북 농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송출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외국인 근로자도 우리 농촌의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방치된 빈집이나 마을 회관을 리모델링해 쾌적한 공동 숙소를 확충하고, 정기적인 현장 점검과 상담 센터 운영을 통해 고충을 수렴해야 한다.
핵심은 ‘체계적인 관리’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 2주년을 맞으며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해야 하는 해다. 전북의 작물 특성과 농번기 주기에 맞춘 ‘전북형 계절근로자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인력 매칭부터 교육,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을 가동하고, 민간 중개업체의 불법 수수료 갈취를 차단할 공적 관리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농촌 일손 부족은 먹거리 안보와 직결된 지역 사회 전체의 과제다. 텅 빈 들녘을 바라보며 한숨 쉬는 농민들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은 지자체의 당연한 책무다.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 행정력을 집중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해묵은 난제들을 도려내야 한다.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일손 걱정 없는 전북을 만드는 길은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과감한 제도 혁신에 달려 있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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