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필수의료 골든타임’이 위태롭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16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밋빛 공약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도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필수 의료 체계를 갖출 수 있는 해결책은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주와 군산, 익산 등 대도시를 제외한 전북의 시·군 지역 주민들은 이 순간에도 아픈 아이를 안고, 혹은 응급한 가족을 태우고 타 시·도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라는 거창한 이름을 무색케 한다.
최근 전북 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그리고 응급의학과의 인력난은 임계치를 넘어섰다. 4월 중순은 통상 대학병원의 의료진 수급이 안정되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북의 주요 의료기관들은 여전히 필수 의료 인력을 채우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무주, 진안, 장수 등 동부권과 서해안권 도서 지역의 의료 환경은 더 열악하다. 갑작스러운 심뇌혈관 질환이나 외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전이나 광주, 심지어 대구까지 구급차를 돌려야 하는 현실은 전북의 의료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북의 8년 숙원인 ‘국립의전원법(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 최종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으며 입법의 9부 능선을 넘은 이 법안은 공공 의료 인력을 국가가 직접 양성해 의료 취약지에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단순히 남원 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이 아니다. 전북의 의료 오지에 전문 인력을 수혈해 무너진 의료 전달 체계를 복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정치권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본회의에서 최종 마침표를 찍는 일만 남았다. 이 법안의 완성이야말로 전북의 필수의료 붕괴를 막는 최소한의 법적 토대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역시 대규모 토목 공사나 선심성 현금 지원 공약도 중요하지만, ‘우리 동네 응급실 당직 의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도 제시했으면 한다. 국립의전원법의 입법 취지에 발맞춰, 전북자치도가 부여받은 자치권을 활용해 어떻게 지역 완결적 의료 시스템을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돈을 주겠다고 표를 구걸하기 전에,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전망’부터 약속하는 것이 후보자의 기본 자세다. 지자체의 가용 예산을 필수의료 인력 보조금이나 지역 완결적 의료 네트워크 구축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결단력 있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는 전북특별법이 부여한 자치권을 활용해 전북형 필수의료 지원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도내 대학병원들과 연계해 지역 거점 의료기관에 인력을 순환 파약하는 시스템을 공고히 하고, 지역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게 파격적인 주거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등 ‘전북에 남아야 할 이유’를 행정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나 원격 협진 시스템 도입도 중요하지만, 결국 생명을 구하는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다.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은 단 몇 분에 불과하지만, 전북의 필수의료를 살릴 골든타임도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지금의 인력 유출과 병원 폐쇄 흐름을 막지 못하면, 전북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의료 공동화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다. 인구를 늘리겠다고 외치면서 아이 낳을 산부인과가 없고, 아플 때 갈 소아과가 없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필수의료 체계 확립은 복지가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가 도민에게 보장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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