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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탄소소재 국가산단’, 대한민국 탄소 수도의 길 열어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0일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심장인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의 준공이 마침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과 고랑동 일원에 조성 중인 이 산단은 미래 먹거리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기술 국산화라는 거대한 명제 아래 출발했던 전북의 탄소산업이 이제 연구실과 시험 생산 단계를 넘어었다. 이제는 본격적인 대량 양산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거대한 플랫폼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번 준공은 단순히 하나의 산업단지가 새로 문을 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전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탄소 수도’이자 글로벌 탄소 소재의 메카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원자재 공급 기지에 머물 것인가를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냉정하게 되짚어볼 때, 지금까지 전북의 탄소산업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지우기 어렵다. 일본의 수출 규제 파동 속에서 탄소섬유 국산화에 성공하고 효성첨단소재를 비롯한 앵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낸 성과는 분명 값지다. 그러나 그동안의 산업 구조는 1차 원자재나 중간재 생산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었다. 부가가치가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최종 완제품이나 첨단 응용 부품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아무리 우수한 탄소섬유 원사를 전주에서 생산한다 한들, 이를 가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 포진해 있다면 전북 경제가 누릴 낙수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껍데기만 화려한 원자재 생산 기지는 지역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궁극적인 지역 소멸의 위기를 막아서기에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조만간 준공되는 국가산단은 철저하게 고부가가치 중심의 하이테크 생태계로 채워져야 한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는 단순한 분양률 제고나 중소 가공업체 유치라는 안일한 목표에서 벗어나야 한다. 탄소소재를 필수적으로 소비하는 우주항공, 방위산업, 미래 모빌리티(UAM·신에너지차) 분야의 국내외 글로벌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우주항공과 방산은 탄소 복합재의 최대 수요처이자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산업이다. 한 번 앵커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 수많은 협력업체와 연구기관이 연쇄적으로 유입되는 강력한 전후방 산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우주항공청 개청을 계기로 우주항공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했고, K-방산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공급망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전북은 전주 탄소산단을 중심으로 한국탄소산업진흥원, KIST 전북분원 등 국내 최고의 연구 인프라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극대화해 정부의 첨단 전략산업 벨트 구상과 전주 탄소산단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방산·우주항공 기업들이 전주로 올 수밖에 없도록 파격적인 세제 혜택, 부지 제공, 규제 특례를 아끼지 않는 강력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유치 전략이 시급하다.

새로 출범하는 민선 9기 전북자치도정과 전주시정의 어깨가 무겁다. 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전주 탄소산단의 고도화를 최우선 민생·경제 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단순히 기업의 투자의향서(MOU)를 받아내는 구태의연한 성과주의 행정은 통하지 않는다. 기업이 실제로 공장을 짓고 연구소를 옮겨올 수 있도록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전북 라이즈(RISE) 사업과 연계해 도내 대학들이 탄소·복합재 전문 엔지니어를 제때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탄소는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린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투자 없이는 그 쌀로 풍성한 밥을 지어 먹을 수 없다. 전북자치도와 정치권, 그리고 학계와 산업계가 원팀이 되어 우주항공과 방산의 글로벌 거물들을 전주로 불러 모아야 한다. 전주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외연을 넓히는 '탄소 수도'의 당당한 성장을 기대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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