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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부정은 근본적 척결이 핵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5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선관위가 청와대보다 더 세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들의 위세는 드높았다. 헌법 규정에 따른 독립기관이라는 명분으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에서도 제외되는 특혜를 누렸다. 이를 헌재에서 인정하는 통에 선관위의 행정 행위의 대부분은 회계보다도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제재를 할 기관이 없어진 것이다. 물론 자체 감찰 부서가 있겠지만 이는 자기들끼리 짜고 치면 그만이다. 이번에 터진 지방선거에서의 온갖 부정과 비리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선거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게 선거인이 직접 찍어야 하는 투표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유권자의 의사가 여과 없이 반영된다. 비록 한 장의 인쇄된 종이에 불과하지만 주권을 가진 모든 국민의 뜻이 정확하게 표시되는 증거다. 대통령이 기표소에 들어가 도장을 찍다가 잘못 찍었을까 걱정되어 투표지를 들고 밖에 나와 절반만 찍혔어도 유효하냐고 묻는 장면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엄격하게 따지면 투표지를 밖에 가지고 나오면 안 되는 일이다.
투표지 인쇄는 유권자의 수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차질이 생길 수도 없고 생겨서도 안 되는 사안이다. 예산도 확보되어 있어 모자라게 인쇄할 필요가 없다. 선관위에서 사전투표자를 감안하여 50%만 인쇄했다고 하는데 과거의 선거 예(例)에 따라 인쇄비를 절약하여 선거가 끝난 다음 폐기해야 하는 투표지의 숫자를 줄이려고 했다는 변명이 공직 선거를 치르는 기관에서 할 소린가? 처음에는 송파구 한 군데에서 14개 투표소만 모자랐다고 하더니 지금 밝혀진 바에 의하면 90개소에 이른다고 하니 전면적인 부정이 공공연하게 저질러진 게 아니겠는가? 이를 가리켜 부실(不實)이라는 용어로 애써 부정(不正)을 감추려고 하지만 투표지 부족(不足)은 극히 의도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용어를 쓴다고 해서 부정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투표지는 최소한 유권자의 숫자에 근접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 사태에 즈음하여 그토록 말썽 많던 노태악 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사퇴하고 중앙선관위에 대한 경찰의 압수 수색이 진행되고 있어 투표용지 부족사건의 진실이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인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더구나 처음 사건이 터진 송파구 투표소 현장은 전국 대학생들과 젊은 청년들의 항의집회가 계속되고 있어 심각한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전국 규모의 선거를 수없이 치러왔으며 국민의 정치 수준은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로 갈려져 있어도 선거의 공정을 믿는 마음은 한결같다. 더구나 이승만정권에서 저지른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전 국민적 궐기가 4.19혁명으로 승화하여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렸던 위대한 역사는 세계적인 자랑꺼리다.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 미국의 독립혁명과 함께 세계 4대혁명으로 일컫는다.
이런 나라에서 헌법기관으로 독립기관을 자처하던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동안의 온갖 비리와 부정에 대해서 깔고 뭉개던 수법으로 이번 사건조차 흐지부지 끝내려고 하면 역사의 큰 죄인으로 낙인 찍힐 것이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합의하여 진상 조사위를 만들겠다고 큰 소리 치더니 꿩 구어먹은 자리처럼 조용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제일야당 대표 장동혁은 전국 재선거를 기치로 내세워 사퇴요구에 대한 보신책으로 이용한다는 언론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전국 재선거 요구는 국회 진상 조사위원회부터 구성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과거 4.19 때도 마산에서 김주열 시신이 발견되자 국회 진상조사위원회를 발족시켜 민의원과 참의원 합동 원내총무였던 양일동의원이 조사단장으로 파견되어 “김주열은 경찰의 최루탄에 희생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마산제2의거가 일어나 5명의 희생자를 내며 곧 바로 4.19혁명으로 승화되었던 역사가 있다. 지금 국회에서도 즉시 진상규명위를 발족시켜야 한다. 이 사태를 여야의 정쟁거리로 만들어 말 싸움만 하고 있으면 진상은 슬그머니 숨어버리고 마치 최고의 강경파처럼 핏대 올리는 얼굴들만 비춰지다가 사라질 것이다. 선관위 부정사태는 과거부터 말썽을 부렸던 모든 사안을 다 들여다보는 근본적 척결 의지 없이는 해결이 쉽지 않다. 경찰 수사와 더불어 국회의 초당파적 정의로운 규명이 이뤄지기를 요구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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