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도 국가 SOC…“지역 의료격차 판 바꿔야”
박희승, 국립의전원·국립중앙의료원 연계 구축 제안 수도권 원정진료 사회적 비용 최대 4조6천억원…남원 공공의료 거점 구상
나현주 기자 / kcc0122@hanmail 입력 : 2026년 08월 24일
수십 년째 이어진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려면 병원이나 진료과를 늘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를 도로·철도와 같은 국가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희승 국회의원(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연계해 의료인력 양성부터 임상교육, 전문의 수련, 연구, 중증·필수의료까지 이어지는 국가 공공의료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국립의전원의 기초과정과 임상과정을 나누고 국립중앙의료원마저 의료 인프라가 충분한 서울에 다시 짓는다면 지금의 구조는 그대로 굳어질 뿐”이라며 의료정책의 발상 전환을 주문했다.
지역 의료격차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2024년 기준 서울 ‘빅5’ 병원을 이용한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41만원으로 수도권 환자보다 116만원 많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역 환자의 서울 상급종합병원 이용으로 발생하는 교통·숙박비를 2023년 기준 4,121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진료비 차이와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사회적 비용은 최대 4조6,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대형병원 환자의 58.2%가 지방에서 올라오는 현실도 지역의 의료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으로 제시됐다. 병원이 있어도 의사가 없고, 의료진을 확보해도 중증환자를 치료할 시설과 장비가 부족하다 보니 응급환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아 전전하거나 신생아가 장거리 이송되고 산모가 분만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특히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계획에 투입되는 비용을 짚었다. 서울 중구 옛 미군 극동공병단 부지에 추진되는 776병상 규모 국립중앙의료원은 총사업비 1조6,272억원 가운데 부지매입비만 7,599억원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부지 비용이 낮은 지역에 건립할 경우 같은 재원으로 진료와 연구·교육시설에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대안으로는 국립의전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하나의 공공의료 체계로 묶는 방안을 내놨다. 국립의전원에서 기초의학부터 임상실습까지 담당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이 전문의 수련과 연구, 중증·필수의료를 맡아 교육·연구·진료·수련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의료진 확보를 위해서는 처우 개선과 연구·교육 기회, 주거·정착 지원 등 추가적인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필요할 경우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 의료진을 유치하는 방안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원의 경우 기존 남원의료원 인력과 장비를 연계하면 초기 인력 확보와 중복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의료격차가 단순한 의료 문제가 아니라 저출생과 지역소멸, 국가균형발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겨도 아이가 아프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믿고 찾을 병원이 없다면 청년과 가족의 지역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국립의전원을 기초교육부터 임상수련까지 가능한 완결형으로 구축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해, 8년째 국립의전원 유치를 준비해 온 남원을 국가 공공의료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희승 의원은 “두 기관을 함께 세워 교육·연구·진료·수련이 하나로 연결되는 국가 공공의료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격차와 저출생, 지역소멸, 국가균형발전을 함께 풀어가는 공공의료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실=김성곤 기자 |
나현주 기자 / kcc0122@hanmail  입력 : 202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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