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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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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이병노의 ‘내 고향 풍경전’이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부안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부안에서 태어나 미술교사로, 독립영화 감독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과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던 변산 앞바다, 내변산의 아늑한 마을과 숲, 천년 고찰 내소사와 전나무숲, 마실길을 걸으며 만난 황홀했던 해넘이, 적벽강을 몰아 부치던 거센 파도, 역동적인 주민들의 활기가 넘치던 격포항, 지역 구석구석 걸었던 작가의 눈에 맺힌 아름다운 고향 풍경 20여 점이 전시된다.
25년 전 어느 늦여름 아침, 수락마을 바다에서 경운기와 작은 어선이 만났다. 어획물을 옮기는 어부 머리 위로 먹이를 기다리는 갈매기의 군무가 펼쳐졌다. 어촌의 흔한 풍경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황홀감’을 느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벨비아 필름으로 작업한 작품 ‘아침바다’이야기다. 25년이 지난 후 수락마을을 찾았지만 그 어르신은 돌아가셨고 가족들은 사진을 통해 행복했던 그때를 다시 기억할 수 있었다.
청림마을 어디쯤 상고대와 초승달이 평화롭게 어울린 ‘꿈꾸는 겨울나무’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다.
봄날 개암제의 비경을 담은 ‘연두색 봄’, 합구마을 위를 가로지른 다리 옆으로 느릿느릿 바다를 향하는 아름다운 ‘변산바다로 노을’ 등 작가의 시선으로 고향의 풍경을 표현했다.
이밖에 군내버스. 쌀집, 장날 등 부안 사람들 삶의 풍경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매화가 활짝 피어있는 행안면 어느 방앗간 풍경은 작가가 앞으로 기록하고 싶어 하는 ‘오래된 가게’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리 보여지는 빛에 천착하며 40여 년간 사진 작업에 몰두했다”며 “앞으로도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시대를 기록하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남기는 의무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전공하고 건양대학교 교육대학원 미디어 교육학과 수료, 사진 그룹전 60회,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10편에 감독, 연출, 촬영, 프로듀서 등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사)전주영상위원회 이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주민영상기록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