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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대학교육, 가만히 두고 볼 것인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04일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이른바 ‘벚꽃 엔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의 통폐합 학과는 700여 개로, 전북대의 한약자원학과도 문을 닫을 상황에 처해 있다. 이는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대학의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이다. 1970년에 100만 명을 웃돌던 출생아 수가 2002년 40만 명대로 무너졌다. 2002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2021년 많은 대학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 군산에 위치한 서해대도 당시 문을 닫았던 대학 중 한 곳이다.
특히 교사를 양성하는 전주교육대학교도 위기를 맞았다. 2019년 11명이던 중도 탈락자 수가 2020년 12명, 2021년 27명, 2022년 43명, 2023년 57명으로 5년 새 3.7배나 늘었다. 올해 9월 현재 59명이 학교를 그만둔 실정으로, 그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이 자퇴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교사 수요가 줄고 임용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면서 교대를 다닐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다 문제행동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침해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교권침해로 괴로워하던 교사들의 안타까운 소식과 여전히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교사들의 현실이 미래 교사들의 마음을 바꿔놓고 있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교대 10곳과 대학 초등교육과 3곳에서 총 667명의 중도탈락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교대 10곳에서 621명, 대학 초등교육과 3곳에서 46명이 이탈했다.
전주교대의 중도 탈락률은 더 심각하다. 3년 새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종로학원은 앞으로 전국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의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위권 학생의 교대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2024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3.5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23학년도 수시 경쟁률 3.98대 1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수시 모집인원의 63.8%에 해당하는 81명을 뽑지 못해 정시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소멸의 시작은 무너지는 교육이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농어촌 지역은 이제 학교도 문을 닫고, 골목마다 뛰놀던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방대학들도 학생 모집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한계를 느끼는 시점부터가 시작이다. 학생 수를 줄이고, 통폐합하고, 결국 문을 닫는 소멸을 향한 시작이다.
하물며, 교육현장의 최접점에 설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명성을 옛이야기로 남겨질 위기에 처하면서 소멸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화하고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외쳤던 ‘지방시대’는 지키지 못할 공허한 약속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역소멸과 대학 위기를 함께 고민하고 대응 방안을 추진하는 다양한 노력이 시급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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