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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멜로보다 못한 시청률의 200억 대작 ‘이몽’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5일
ⓒ e-전라매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1919년 의열단(무장독립운동단체)을 조직해 일제에 저항한 약산 김원봉을 언급했다.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으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 항쟁 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ㆍ미 동맹의 토대가 되었다”고 말한 것.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전제한 후 좌우 이념을 극복한 애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지만, 즉각 한국당 같은 보수야권의 반박 등 논란이 일었다. 1948년 월북하여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과 국가검열상뿐 아니라 6ㆍ25한국전쟁때 세운 공적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의 행적 때문이다.
MBC가 5월 4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방송하고 있는 ‘이몽’은 그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다. 살펴보면 천만영화로 우뚝 선 ‘암살’(2015년)에서 김원봉(조승우)이 처음 등장했다. 750만 명을 동원한 영화 ‘밀정’(2016년)에서도 정채산(이병헌)으로 나오지만, 김원봉을 전면에 내세운 건 드라마 ‘이몽’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언급으로 촉발된 정치권 논란 등 ‘이몽’으로선 이를테면 뜻밖의 호재를 만난 셈이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몽’은 5.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같음)로 시작, 제2회에서 7.1%를 찍어 기대감을 높였던 것과 다른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6월 8일 제19회 시청률도 직전 방송된 6월 1일 제18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다룬 글에서 이미 말한 바 있듯 ‘이몽’의 시청률은 방송시간이 겹치는 KBS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물론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에 비해서도 한참 뒤진다. 케이블 tvN의 ‘아스달 연대기’, 심지어 시간이 겹치지 않는 종편채널 JTBC의 ‘보좌관’보다 인기가 없는 드라마다. 한 마디로 200억 대작이란 타이틀이 무색해질 정도다.
또한 월~목요일 1시간 앞당겨 밤 9시에 방송하고 있는 자사의 평일 드라마 ‘검법남녀2’나 ‘봄밤’의 7%대 시청률에도 훨씬 못미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드라마’란 의미 역시 멋쩍게 되어버렸다. MBC로선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일이 벌어진 셈이라 할까. 그러고 보면 역사 인물 김원봉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아직 곱지 않은 방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MBC는 ‘이몽’을 이미 버리거나 포기해버린 듯 보인다. 매주 4회 연속방송해놓고 재방송은 2회만 하고 있어서다. 물론 케이블 방송 등 지상파 아닌 다른 통로가 있지만,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신경 안쓰겠다는 편성이나 다름없다. ‘이몽’보다 늦게 시작한 ‘검법남녀2’나 ‘봄밤’의 여러 차례 재방송 편성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해진다.
종영(7월 13일)까지 보지 않고 앞당겨 ‘이몽’을 만나려는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다. SBS ‘대박’(2016년),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2017년), KBS ‘죽어도 좋아’(2018년) 등 보다가 그만둔 드라마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그것들과 달리 방송사의 이상한 재방송 편성에 의욕이 꺾여 중도하차하려는 것은 ‘이몽’이 처음이다.
‘이몽’은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과 히로시(이해영) 조선총독부 병원장의 양녀로 의사인 이영진(이요원)의 활약상이 그려지는 팩션 드라마다. 일본 요인을 암살하거나 군부대를 공격하고,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홍구공원 폭파 등 일제에 타격을 주지만, 영화 ‘암살’이나 ‘밀정’을 볼 때처럼 뭉클한 뭔가가 박진감 넘치게 와닿지 않는다. 뭔가 끓어오르는 공분(公憤)으로 그 시대에 동화되지 않는다.
‘이몽’은 1930년대 경성ㆍ상하이ㆍ만주 등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대극이기도 하다. 전차와 지프라든가 거리의 간판 등 시대상 재현은 그럴 듯하지만, 시대극답지 않은 빠르고 잦은 장면 전환이 몰입을 방해하곤 한다. 마치 첩보스릴러 ‘본’ 시리즈 영화를 참조한 듯한데, 그러기엔 김구의 한인애국단 밀정이란 이영진의 정체가 너무 빨리 드러나 긴장감을 해체시켜버린다.
김원봉이나 의열단에 대한 신격화 내지 미화는 실소를 자아내기까지 한다. 가령 3화에서 경찰서 취조실에 갇힌 배신자를 찾아가 변절한 이유를 묻고 무사히 빠져나오는 김원봉이 그렇다. ‘청방’에 간 김원봉이 올린 손으로 숫자를 세고 주먹을 쥐자 창밖에서 총탄이 날아드는 6화 끝장면도 마찬가지다. 말 안 되는 그런 연출이 대다수 시청자들을 달아나게 한 건 아닐까.
멜로드라마보다 못한 시청률의 시대극을 보는 것은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이몽’의 실패가 100억 이상의 시대극 포함 대작 제작 위축으로 이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암살’ㆍ‘밀정’ 등 일제침략기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삶을 다룬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걸 떠올려보아도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못받는 ‘이몽’은 참 의아한 일이다.
/장세진
방송 · 영화 · 문학평론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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