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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science)은 라틴어 ‘scientia’에서 유래된 말로 ‘지식을 획득하는 인간의 탐구활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구활동이란 본래 지식을 강조하지만 21세기의 과학은 과거와 달리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과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활용할 수 있는 측면을 강조하고, 교육과정 또한 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융합인재교육(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수학(Mathematics)의 통합된 교육 접근방식으로, 많은 선진국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교육에 예술까지 포함된다는 것은 다소 생소하지만, 이 예술(Arts)에는 음악·미술 외에도 인문교양, 커뮤니케이션까지 포함됩니다. 유치원에서 역시, 언어, 수학, 미술, 음악의 영역을 통합 구성하여 이야기 나누기 시간을 가지거나 모래놀이, 텃밭 가꾸기, 현장 견학 등을 통한 실제적인 과학 교육을 유아 발달시기와 단계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학은 전통적으로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도구와 자료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흰 가운을 입고 화학 약품을 다루거나, 칠판에 빼곡하게 공식들을 적어내려 가는 것을 상상하지요. 그러나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개념을 떠올렸다는 뉴턴의 이야기처럼, 과학의 본질은 단편적인 사실이나 지식, 공식 등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관찰하고 어떠한 행동이나 사건, 사물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는 과정입니다. 유아들은 동물, 나무, 꽃, 해, 바람 등의 자연 현상이나, 바퀴, 롤러코스트 등과 같은 기계장치에 큰 흥미를 느낍니다. 아이들이 가지는 수많은 물음표들은 사회에서 성장해나가면서 자연스레 점점 줄어들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간직하고 끊임없이 탐구하고자 하는 태도로 성장하는 아이는 자연스레 과학에 대한 큰 관심을 갖게 되지요. 유아교육과정에서 과학교육의 목표 역시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탐구적인 태도를 가능한 오래 간직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지요. 우리 유치원의 과학교육은 유치원 앞 꼬마 동산에서 시작한답니다. 작은 언덕에 찾아온 여름, 봄 매실을 기억하는 만 3세 유아들은 살구나무에 열린 열매를 보며 노란 매실이라고 하더군요. 만 4세, 만 5세는 작년의 장기기억을 뇌새김하여 동생들에게 살구라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아이들은 지난 주 내내 살구 잼과, 살구 아이스크림으로 한껏 수확의 재미를 만끽했답니다. 그리곤 신나는 여름방학을 맞이했지요. 입춘을 지나고 또 다시 가을이 오면 이 아이들은 자연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선물과 손님들을 맞아, 새로운 열매를 따고, 새로운 곤충들을 보며 계절을 흥분과 환희로 만나겠지요. 이 두근거림이 가정에서 키우는 화초에서, 집 앞 산책하는 길에서, 시장과 가게, 산과 들, 동물원과 과수원,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때로는 진지함으로, 때로는 탄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 모든 삶의 순간순간이 아이들에게는 과학이 될 테니까요.
/안장자 군산하랑유치원 이사장 교육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