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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붕 차지철 최순실 조국

정권은 개인 간의
정이나 친밀도로
가늠해선 안 된다.
역사의 흐름을
대통령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9일
ⓒ e-전라매일


역사는 사람의 행적이다. 제도와 환경 그리고 사람은 역사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그 중에서도 제도와 환경을 뛰어넘는 역할을 하는 게 사람이다.
특정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역사의 중요한 길목에서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지대하다. 조선조 말 서세동점의 거대한 물결이 넘실댈 때 조정의 주요직책을 독점했던 정승판서들의 판단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어떤 역사적 사명감으로 국가를 수호하려고 했는지, 아니면 내 목숨을 지키고 재산을 움켜쥐려고 했는지에 따라서 국가의 사활이 결판났다. 조선의 권력자들은 자기 생명과 재산에만 탐닉했을 뿐 국가의 장래는 오불관언이었기 때문에 결국 일본의 오지랖 속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완용 같은 매국노가 탄생하는 배경이다. 우리는 36년의 일제강점의 고통을 겪고도 나라가 남북으로 분열되는 쓰라림을 안고 있으며 게다가 민족상잔의 처참한 전쟁을 겪고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북한 김정은은 3대세습의 왕조를 구축하고 핵과 장거리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한다.
남한은 오랜 세월 군사독재 시대를 마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훌륭한 족적으로 행진중이다.
그런데 박근혜를 탄핵하고 들어선 문재인은 진보좌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제왕적 대통령 놀음에 흠뻑 빠져있다. 노태우 시절부터 확정된 헌법은 이미 그 적폐가 드러난 지 오래다. 모든 것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된 이 권력구조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최고 권력자들이 하나처럼 뜯어 고치겠다고 흰소리만 쳤을 뿐 내심으로는 전연 개정할 생각이 없었기에 3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권력은 오만해지고 법 위에 군림하는 작태를 보여준다.
대통령 주변은 예나 지금이나 아첨꾼과 곡학아세하는 무리들이 득시글거리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총명하여 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군력 마약에 중독되어 앞뒤를 가리지 못하는 현상이 노출되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역시 누구보다도 현명한 인물로 알려졌지만 말년에 들어서며 이기붕이라는 사람의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국정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이기붕의 부인 박마리아는 남편의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하여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다. 3.15부정선거를 단행하여 부통령에 당선시켰으나 열화 같은 국민저항에 부딪쳐 결국 4.19혁명을 맞이했으며 일가권총자살이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
이 때 어김없이 등장한 게 지금과 똑같은 부정편입학 사건이다. 이기붕의 아들로 이승만에게 양자가 된 이강석은 육사출신인데 서울법대로 편입한 것이다. 가짜 이강석이가 전국을 돌며 가는 곳마다 칙사 대접을 받았다가 들통 난 사건도 생겼다. 권력의 비대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정확하게 보여준 사람이 이기붕이며 그로 인해서 이승만은 권좌에서 물러나 하와이로 망명했다가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차지철은 박정희 경호실장이다. 육군 대위로 5.16쿠데타에 가담하여 국회의원에 당선하는 등 정치인으로 성장했으나 그의 이미지는 언제나 강경 폭주였다. 청와대의 광범위한 경호시설을 대폭 확장하고 경호 인원을 군인으로 강화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장관 총리도 청와대에 들어가려면 봉투를 내놔야 한다는 불문율도 있었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심지어 차지철의 구둣발에 어떤 장관이 채였더라 하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그의 전횡에 가장 자존심이 상한 게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다. 까마득한 부하였던 차지철에게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막강 중앙정보부 수장이 결국 안가 술자리에서 대통령을 쏘고 차지철을 ‘벌레 같은 놈’이라고 부르며 사살한 정황이 권력놀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대통령의 지나친 신임에 위아래를 구별하지 못했던 차지철은 박정희까지도 비명횡사하게 하며 저승길에 따라갔다. 최순실은 박근혜의 내실에서 사적 역할을 했을 뿐 벼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론의 가치에서 뒤지지만 최순실이 없었다면 박근혜 탄핵이 있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 역시 대통령을 망친 이기붕 차지철 대열에 낄 수밖에 없다. 최순실의 존재는 권력 주변에서는 알고 있었겠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최태민이라고 알려졌을 때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최순실을 지나치게 감쌌던 박근혜는 고려시대 최씨 무인정권처럼 2대에 걸친 최씨 치마폭에 스스로를 빠뜨리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요즘 문재인정부는 조국의 일거수일투족에 허우적댄다. 한 사람의 인간을 그다지도 신임할 수 있을까 분석할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조국은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온 검사에게 전화로 부탁하는 믿을 수 없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돌아오자마자 검찰의 수사를 질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조국은 최고 권력자까지도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마술을 가진 모양이다. 정권은 개인 간의 정이나 친밀도로 가늠해선 안 된다. 위에서 훑어본 역사의 흐름을 대통령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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