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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속도조절론

강팔문 사장이 말한 ‘새만금 매립지에 조성하는 산업용지’와 내년 중 착공 예정인 ‘스마트 수변도시’의 규모와 시기 조절의 필요성은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니라 되새겨 볼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0일
ⓒ e-전라매일
새만금개발공사 강팔문 사장의 ‘새만금 속도조절론’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지금까지 속도감 있게 개발을 추진해오던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매우 당혹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이 현재 추진 중인 공공주도 매립과 한·중 협력단지 조성, 중국기업 유치, 도로·항만·공항 건설, 스마트 수변도시, 재생에너지 등의 중점 추진 사업들에 대한 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탓이다. 새만금의 빠른 개발을 위해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북도의 입장도 형편은 다르지 않을 터고.
하지만 새만금개발공사 강팔문 사장이 말한 “새만금 매립지에 조성하는 산업용지”와 내년 중 착공 예정인 “스마트 수변도시”의 규모와 시기 조절의 필요성은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니라 되새겨 볼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강 사장이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지적한 첫 번째 사안은 한·중 경협단지 및 외국기업 유치 문제다.
그는 중국 측이 새만금에 투자할 것처럼 하는 이유를 “사실 우리 기업을 데리고 와 달라는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그게 바로 중국 투자 유치론의 맹점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내에도 산업단지가 넘쳐나는데 굳이 새만금까지 눈을 돌릴 이유가 있을 턱이 없을 뿐 아니라 새만금이 중국 현지의 산단보다 임금이나 입지 등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제공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나온 말이지 싶다.
따라서 새만금 매립지에 조성되는 산업용지 규모는 적정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견해는 매우 현실적이다.
그는 또 중국 등 해외 자본 유치에 대해서도 배후 지역인 군산의 한국GM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전북경제가 위축돼있는 점도 산업용지 조성 조절 이유로 꼽았다.
중국기업을 비롯한 외자 유치가 국제경기 침체와 새만금의 인프라 부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생각같이 쉽지 않다는 게 그 첫 번째 이유고, 다음은 그로 인해 야기되는 국고 낭비를 조절을 통해 사전에 줄이자는 뜻으로 이해된다.
‘스마트 수변도시’ 건설의 속도조절 필요성도 앞서 주장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스마트 폰의 예를 들며 “단번에 일률적으로 개발할 경우 입주자들이 쓰지 않는 기능까지 만들게 돼 세금 낭비가 불가피하다”며 도시기능의 단계적 개발을 통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편 것이다.
그는 평생을 도시개발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다. 건설부와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었고, 경기도 화성도시공사 사장을 지내면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리더십으로 적자였던 사업을 흑자사업으로 전환시킨 사람이다. 강 사장은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신도시 건설의 효율적 추진이 무엇인지를 체험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단 그를 믿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강 사장의 이 같은 견해를 성사시키기에는 새만금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우선 개발청과는 겹치는 업무 영역이 많아 항상 부딪히는 경우가 잦고, 군산 김제 부안 등 새만금구역의 지자체들과는 민원 문제가 그치질 않는다.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다. 그 통에 새만금 사업의 조속한 완공을 바라는 전북인들의 소원을 30년 넘게 골머리 잡고 있는 것이다. 와중에 지난 2013년 새만금개발청 개청과 함께 민간사업에서 국가사업으로 전환돼 정부 지원이 눈에 띄게 늘면서 사업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따라서 먼저 출발한 개발청과 해당 지자체인 전북의 입장에서는 강팔문 사장의 말이 매우 서운하게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숨 고르고 다시 생각하면 제동을 걸자는 게 아니라 사업을 현실적으로 운영해보자는 뜻이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싶다.
한 사람의 생각보다는 머리를 맞대는 게 현명하다. 지금은 갈등 보다는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시기다.
이 시점에 강 사장 같은 도시 건설 전문가가 새만금개발공사를 맡은 것은 어찌 보면 전북의 행운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그는 이리시(익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친 토종 전북인이다.
그런 그가 설마 고향을 해되게 할 리가 있겠는가.
따라서 그의 속도조절론은 그동안의 경험과 성공적인 리더십으로 보아 믿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든다. 강팔문 사장의 소신을 응원한다.

/진철우
본지 주필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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