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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주년, 남다른 감회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 1015만 명,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4.18회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4일
ⓒ e-전라매일


10월 27일은 ‘영화의 날’이다.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3·1만세시위로 일제침략에 맞섰던 1919년 10월 27일 김도산이 각본·연출·주연을 맡은 연쇄극 ‘의리적 구토’가 서울 단성사에서 상영됐다. 한국 자본으로 만든 첫 영화인 ‘의리적 구토’를 한국영화의 효시로 여기고, 그 상영일을 영화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장호 한국영화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따르면 “‘의리적 구토’는 한국 최초의 영화지만, 필름 원본도 없을 뿐더러 이 영화를 본 사람도 현재 없다. 내용과 줄거리만으로는 재연이 어려워 퍼포먼스를 보여줄 예정”(전라매일, 2019.9.23.)라고 말한다.
바로 배우 김병춘이 변사로 등장한 10분짜리 ‘의리적 구토’다.
아무튼 보도에 따르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한국영화100년 국제학술세미나, 관객과 함께 하는 야외축제, 가수들의 축하공연 등이다. 그밖에도 한국영화 포스터전시회, 시민을 위한 영화 OST 음악회, 한국영화가 지나온 100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100가지 기념물들을 디지털 파일로 담아 타임캡슐에 봉인하는 행사 등이다.
꼭 가보고 싶은 전시회도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기획 전시회 ‘금지된 상상, 억압의 상처:검열을 딛고 선 한국 영화 100년’이다.
전시회는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이어진다. 1996년 영화 사전심의 위헌 결정 이전까지 창작의 자유를 억압한 ‘검열’을 키워드로 한국영화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겐 다소 생소하거나 의아할지 모르지만, 반공이데올로기의 군사독재시절을 엄혹하게 보낸 한국영화에서 검열이 엄연한 역사임은 물론이다. 전시회에선 검열관과 검열 피해를 당한 영화인의 증언, 검열 서류, 관련 영상 등 풍부한 자료를 토대로 한국영화 검열 제도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보관 중이던 검열 삭제 필름을 디지털로 전환해 최초 공개할 예정이란다.
역시 가서 보고 싶은 영화역사관 개관 소식도 있다. 극장 자체가 한국영화 역사인 단성사의 영화역사관 개관이 그것이다. 1907년 설립된 단성사는 1993년 한국영화 최초의 100만 관객 돌파 영화 ‘서편제’를 상영한 극장이기도 하다. 단성사는, 그러나 2008년 부도 후 4차례 경매 절차 끝에 영안모자 계열사 자일개발이 2015년 인수해 2016년 9월 다시 완공했다.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건물을 새로 꾸미면서 상영관 1곳을 보존하고, 극장이 있던 지하 2층 약 430평 전체를 영화역사관으로 만들었다. 백회장이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과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서울신문, 2019.10.24.)고 말한 역사관에는 1930년대 개봉 당시 영화포스터·전단·시나리오·촬영장 스틸컷 등 원본 자료와 영화 장비 등 5500여 점이 전시된다.
축하하고 반길 일이지만, 사실 나로선 감회가 그 이상이다. 그래서 남다르다. 나는 1985년 월간 ‘스크린’의 ‘전국영화평공모’에서 수상한 이래 10권의 평론집을 펴낼 만큼 왕성하게 영화비평을 해왔다. 1992년 첫 평론집 ‘우리영화 좀 봅시다’를 펴냈다. 우리 한국영화를 보자는 제목이 말해주듯 외국영화가 없는 비평집이다. 이후 연달아 펴낸 3권의 평론집도 한국영화만을 대상으로 했다.
외국영화 비평을 책에 수록한 건 2001년 펴낸 다섯 번째 평론집 ‘영화읽기 프리즘’부터다. “여전히 우리영화에 대한 애정은 건재하지만, 신문에 주간연재를 하다보니 본의아니게 전향해버린 것”이다. 이후 펴낸 5권의 영화평론집도 한국영화 일색에서 벗어난 책으로 바뀌었다. 2005년 펴낸 평론집 ‘미국영화 째려보기’ 저자의 말에서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처음으로 ‘우리영화 좀 봅시다’를 펴낸 1992년부터 13년이 된 지금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한국영화는 성장했다. 적어도 영화평론가인 내가 우리영화 좀 보자고 간절하게 외치지 않아도 될 만큼 부쩍 커버린 것이다. 코미디나 조폭 등 편중 현상이 문제요 안타깝지만, 벼룩이 간 같은 돈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비극을 떠올리지 않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렇다. 이제 한국영화는 1990년대, 균제미를 가져야 할 평론가인 내가 제발 우리영화 좀 보자고 외치던 때의 모습이 아니다. 비근한 예로 지난 7월까지 ‘극한직업’ㆍ‘기생충’ 2편의 천만영화가 탄생했다. 그뿐이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8한국영화산업결산’에 따르면 지난 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억 1639만 명이다. 2013년 처음으로 2억 1천만 명을 찍은 이래 6년째 계속되고 있는 관객 수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 1015만 명,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4.18회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50.9%로 2011년 이후 8년 연속 50% 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보도(조선일보, 2019.7.22)에 따르면 상반기(1~6월) 한국영화 관객은 5688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1만 명(26.5) 증가했다. 한국영화 100주년, 그야말로 못말리는 한국인의 영화 사랑이다.

/장세진
방송 · 영화 · 문학평론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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