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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한 불륜 이야기 ‘VIP’

무엇보다도 가히
판도라 상자라
불러야 할 만큼 비밀이 연속 드러나는
이야기 전개가 가장
큰 강점이다. 시청자
들로 하여금 궁금증
을 갖게해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새로운
내용이 그것이다.
일종의 스릴러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의 승리라 할까.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8일
ⓒ e-전라매일
지난해 12월 24일 SBS 월화드라마 ‘VIP’가 종영했다. 10월 28일 첫방송 1부가 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같음.)로 출발했으나 이후 계속 올라 최종회 시청률은 15.9%를 찍었다. 평일드라마로선 보기 드문 높은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작인 ‘초면에 사랑합니다’가 최고 시청률 4.6%로 종영한 것에 비하면 완전 대박이라 할만하다. SBS의 또 다른 평일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가 최고 시청률 6.0%에 머문 것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먼저 ‘VIP’는 SBS가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간 예능 프로를 방송하다가 다시 시작한 월화드라마다. 다른 지면에서 이미 말한 대로 SBS는 대신 ‘시크릿 부티크’를 마지막으로 수목드라마를 중단한 상태다. 반면 KBS와 MBC는 월화드라마를 폐지, 그 시간대에 예능 프로를 방송하고 있다. 월~목요일 밤에 방송하는 평일드라마 수난시대라 할까.
SBS로선 야심차게 준비했을 법한 ‘VIP’이지만, 그러나 결방을 피해가진 못했다. ‘VIP’는 11월 11일과 12일 ‘2019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프리미어12’ 중계로 두 번 결방했다. 11월 19일엔 축구대표팀의 브라질과의 평가전 중계로 1시간 앞당겨 방송했다. 6회나 결방한 ‘시크릿 부티크’에 쏟아진 시청자들 비난을 의식했음인지 한결 나아진 1시간 앞당긴 방송이다.
그 지점에서 ‘VIP’의 높은 시청률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결방을 불식할 만큼 볼만한 재미적 요소가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가히 판도라 상자라 불러야 할 만큼 비밀이 연속 드러나는 이야기 전개가 가장 큰 강점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해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새로운 내용이 그것이다. 일종의 스릴러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의 승리라 할까.
가령 박성준(이상윤)이 ‘오늘 볼 수 있을까?’라는 문자를 보내는데, 세 여자가 동시에 폰 여는 장면을 보여주는 식이다. 성준이 첩의 아들이라거나 그와 불륜관계인 온유리(표예진)가 부사장 딸로 드러나고, 나정선(장나라)이 생모로부터 버려졌던 사실 등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혹은 뭐지, 헷갈리게 하는 전략이 궁금증과 함께 결국 높은 시청률 견인차로 작용했지 싶다.
‘VIP’는 가끔 뉴스에 나오는 백화점 VIP 고객들의 갑질이나 직원들 애환을 다룬 드라마일 것 같은 일반적 선입견을 깨버린다. 배반이라 말해도 하등 이상할게 없을 정도로 왜 제목이 ‘VIP’인지 의아할 만큼이다.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를 표방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극중 내용과 제목이 상당히 겉돌거나 꽤 어울리지 않는 ‘의도의 오류’를 드러낸 드라마인 셈이다.
성운백화점 VIP 전담팀 직원들의 사생활이 구체적이면서도 리얼하게 펼쳐지고 있어서다. 유리와의 불륜으로 인한 성준ㆍ정선 부부의 이혼을 비롯 이현아(이청아)를 통한 직장내 성폭력 내지 성추행 현실, 그리고 송미나(곽선영)가 겪는 ‘82년생 김지영’식 직장맘의 고단한 현실이 두루 펼쳐진다. 현아와 차진호(정준원)의 사내 연애도 있다.
그것은 ‘VIP’가 갖는 재미적 요소이기도 하다. 아버지란 존재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과 혼외자식이란 공통점이 성준으로 하여금 동병상련을 갖게하고 유리와 불륜에 빠지게 하지만, 만약 정선과의 갈등이나 그녀의 복수만 펼쳐졌더라면 아마 큰 관심을 끌지 못했거나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VIP’는, 이를테면 참 특이한 불륜 이야기인 셈이다.
직장맘의 고단한 현실을 부각하려다보니 그런 걸로 짐작되긴 하는데, 좀 아니지 싶은 장면도 있어 아쉽게 느껴진다. 가령 애가 둘인 미나가 집을 나와 사는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나? 새로 시작하는 회차에서 과거 회상 장면이 빈번한 것도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나 집중력을 분산시키거나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긴 마찬가지다.
여느 드라마들처럼 배우들 대사에서 발음상 오류가 없는 점도 ‘VIP’의 미덕이라 할만하다. 1회를 1, 2부로 나눈 방송도 괜찮아 보인다. 불법인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두둔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로 인해 통상 16부작 미니시리즈를 32부작이 되게 만든 변태 내지 기형적 모습을 사라지게 해서다. KBS와 MBC도 그렇게 했으면 한다.
한편 드라마 마니아라면 ‘VIP’에서 두 배우를 떠올릴 것 같다. 장나라는 지난 2월 종영한 52부작 ‘황후의 품격’에 이어 연속 흥행한 SBS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반면 이상윤은 3년 전 ‘공항 가는 길’(KBS)에 이어 다시 불륜남이 되었다. 우연한 캐스팅이겠지만, 이러다 ‘불륜 전문배우’가 되는게 아닌지 딴은 걱정함직하다.

/장세진
방송 · 영화 · 문학평론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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