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리제권(因利制權)
“내 계책이 유리하다 고 판단되어 채용했다면, 곧 정적(靜的)인 계책을 동적(動的)인 세력으로 전환시켜 밖으로 나타내어 전력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요컨대 유 리한지의 여부에 근거 하여 그에 맞는 행동 을 취하라는 뜻이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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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유리함을 헤아려 보고 작전을 펼친다. “내 계책이 유리하다고 판단되어 채용했다면, 곧 정적(靜的)인 계책을 동적(動的)인 세력으로 전환시켜 밖으로 나타내어 전력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손자병법’ ‘계편’.) 요컨대 유리한지의 여부에 근거하여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라는 뜻이다. 혹자는 무엇이 유리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지도자가 활약하는 무대에서 특히 군사 투쟁을 지휘할 때는 이익을 추구하고 손해를 피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지 않을 수 없다. 유리한지의 여부를 어떻게 가늠할 것이냐에 대해 ‘손자병법’ ‘계편’에서는 ‘5사’와 ‘7계’를 제기한다. ‘5사’란 도(道)·천(天)·지(地)·장(將)·법(法)을 말한다. ① 도(道)란 백성으로 하여금 윗사람과 한마음이 되게 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생사를 같이할 수 있다. 그리하여 백성은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손자는 도를 ‘5사’의 맨 앞에 놓고 있는데, 정치 요인이 전쟁의 승부를 결정하는 요소의 하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② 천(天)은 천시(天時)라는 뜻이다. 음양의 이치, 추위와 더위의 변화, 시기에 따른 적절한 시책을 말한다. 이는 자연 조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객관적 존재이자 조건이다. 그것을 잘 파악, 운용하면 자기 쪽에 유리하다. ③ 지(地)는 지리(地利)적 이점을 말한다. 지리가 먼가· 가까운가, 지세가 험난한가· 평탄한가, 넓은가 좁은가, 막다른 곳인가 트인 곳인가 등을 가리킨다. 이 역시 객관적 조건이다. 손자는 지리 형세가 전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 어떻게 지리 조건을 이용하느냐는 군사가 소홀히 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했다. ‘지’의 개념은 현대 전쟁에서 더욱더 넓어졌다. 육지·해양·공중 나아가서 우주 공간이 모두 전쟁의 손이 뻩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④ 장(將)은 장수(將帥)를 말한다. 장수는 지혜·신망·인애·용기·위엄을 갖춘 사람이라야 한다. 이는 지휘관의 자질을 가리킨다. ⑤ 법(法)은 군제·계급·재정·군수·군 장비 등의 제도를 말한다. 군대의 조직·편제 등의 제도를 가리키며, 여기에는 각 계급의 직책 구분·통괄관리 제도 등이 포함된다. 또 군수물자·군용기계·군사비용의 공급관리 제도를 두루 포괄한다. 한편 ‘7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① 어느 쪽 군주가 더 정치를 잘하는가 ② 어느 편의 장수가 유능한가 ③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는 어느 쪽이 얻고 있나 ④ 어느 쪽 법령이 잘 시행되고 있는가 ⑤ 군대는 어느 쪽이 강한가 ⑥ 어느 쪽 군대가 더 잘 훈련되어 있는가 ⑦ 상과 벌은 어느 쪽이 분명한가 ‘5사’와 ‘7계’에 근거하여 나에게 유리한지의 여부를 판단한다. 계산·비교한 후 비로소 결심하고 계획을 세운다. 그 후에 ‘세라고 판단되면’ 즉시 병력을 적절하게 배치한다. 포진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작전 원칙에 근거하여 기민하게 병력을 배치·사용한다. 이것이 ‘인리제권’의 책략 사상이다. 2차 대전 때인 1944년, 미·영 연합군은 두 번째 전투지를 열기 위해 프랑스 서북부에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펼쳤다. 이 작전에서 미국과 영국은 5천척의 배와 5천여 대의 비행기를 동원해서 150만 병력을 상륙시켰다. 아이젠하워는 상륙 작전을 계획할 때 쌍방의 기본 상황을 면밀히 비교하는 것 외에도 부대가 상륙한 후 연합군의 증원 속도가 독일 군의 증원속도를 능가할 수 있는가도 고려했다. 연합군 37개 사단이 상륙하는 데는 1주일 정도가 필요했는데, 이 1주일 동안에 독일 군이 얼마나 증원될 것인가, 어느 방향에서 올 것인가, 전투지와의 거리는 얼마나 떨어져 있으며 교통 상황은 어떤가, 독일 군은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어떻게 독일 군의 증원을 억제할 것인가, 날로 증가하는 원병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육상기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따위와 같은 일련의 동태적 상황에 대해 면밀히 분석·연구했다. 그런 다음 연합군에 유리하고 독일 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 최종적으로 상륙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인리제권’이라는 책략을 실천 속에서 활용한 보기에 속한다.
/이정랑 언론인 前 조선일보 기자 (서울일보 수석논설위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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