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12> 보수와 진보
더 이상 진보와 보수가 여와 야로 나뉘고, 동과 서로 나뉘어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사는 중도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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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우익의 기원은 18c 프랑스 시민혁명 당시 의장석을 중심으로 오른 쪽에 왕당파가, 왼 쪽에 개혁 성향의 공화파가 앉아 있음에서 유래되었다. 왕당파인 우파는 당시 귀족 중심의 사회체제와 기조를 바꾸지 않으려 했던 보수파였고, 좌파는 기존의 체제를 무너뜨려 사회를 변화시키려 했던 진보 세력들이었다. 이때부터, 새로운 변화보다 자신들의 세력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한 보수 성향의 사람들을 우파(右派)라 불렀고,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새로운 방식의 개혁도 불가피하다고 여긴 혁신 성향의 사람들을 좌파(左派)라 불렀다.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변해 갔지만, 대체로 사회의 변동을 추구하는 사람들 - 근래에 와서는 노조 활동을 하는 사람들 -을 주로 좌파로 부르고, 이에 비해 규정과 정의에 따라 평등보다 자유를 중시하며 자본주의 입장을 견지하는 보수 성향을 우파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고 친북적(親北的)이며 분배 쪽에 관심이 많으면 진보로 보고, 친미적(親美的) 성향으로 성장 쪽에 기우려져 있으면 보수로 본다. 대미(對美)ㆍ안보 관련에 있어서도 보수주의자들은 민족정서보다 국제환경에 역점을 두어 한반도 미군주둔에 대해 불가피론을 갖고, 민족주의적인 측면을 내세워 현실을 도외시한 진보주의자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은 미군 나름대로 목적이 있어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므로 우리도 그들에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하며, 이것은 반미가 아닌 동등한 주권을 행사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반목 · 대립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방법상의 문제일 뿐,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가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유(시장)를 존중하는 보수적 우파나, 평등(분배)을 주장하는 진보적 좌파나 그들 모두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이 최소 150여년에 걸쳐 이룩한 경제발전을 불과 30여년 만에 우리가 압축 성장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생된 문제점들이 오늘날 우리의 보혁(保革) 갈등이라고 본다. 그러고 보면, 진보의 사회적 평등도, 보수의 자유와 시장주의도, 그것은 끝내 반목과 대립의 두 축이 아니라 오히려 21C 우리 한민족이 새롭게 나아가야할 새로운 가치, 곧 변증법적 상생의 새로운 시발점이 아닌가 한다. 더 이상 진영논리에 따라 내편, 네 편으로 갈라져 서로 대립하는 분열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사안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실용 중도의 길을 가야 한다. 북유럽의 자유주의적 사회주의(market socialism)와 영국 중도 좌파들 그리고 중국 공산당들이 시장에 잠재된 긍정적 특징을 살려 사회적 평등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중도의 길을 가고 있음이 그 예들이다. 그들이 자기들의 노선을 수정해 가면서 중도(中道)의 길을 가듯, 우리도 아직 우리 사회에 팽배되어 있는 불평등이 민주주의와 시장주의에 역기능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그동안 하락해온 경제성장 동력을 어떻게 부추기면서, 분배 방법을 개선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일 것이다. 그러기에 ‘성장과 분배’, ‘진보와 보수’는 이제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유토피아를 구축해 가야할 두 축인 셈이다. 그러기 위해 서로가 한 빨씩 물러나 철저한 자기반성과 진정성을 갖고 서로의 장단점을 잘 살리고 보완하여 국리민복의 길을 새롭게 모색해 가야할 것이다. 그 길만이 보수도 살고 진보도 함께 사는 상생의 길이다. 성장 없는 분배가 있을 수 없고, 변하지 않고 오래 살아남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주의와 사회적 평등은 합의와 대화를 통해 인간의 얼굴을 지닌 휴머니즘적 자본주의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더 이상 진보와 보수가 여와 야로 나뉘고, 동과 서로 나뉘어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사는 중도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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