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난장판 만든 비례당 난립, 유권자가 심판해야
선거가 아무리 탈법·꼼수의 정치로 얼룩진다 해도,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유권자에게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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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국회의원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4·15총선의 막이 올랐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범진보와 범보수 간 진영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여야의 총력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4월 2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14일까지다. 선거일까지 불과 15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이 초유의 대혼돈 상황으로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들의 난립 속에 비례대표 선거전 혼탁 양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앞선 총선도 시끄러웠지만 이보다 더 희한한 선거는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이 난국에 이번 총선은 여야 모두 실로 전대미문의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여야의 비례정당 공천이 차마 눈 뜨고 보기 괴로울 지경이다. 그야말로 꼼수, 반칙, 편법, 후안무치, 요지경, 도박판이다. 여야 모두 오십보백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여야는 서로 자기 당이 낫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그래서 유권자의 마음은 괴롭기만 하다. 4·15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받아 볼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는 총선 역사상 가장 긴 51.9cm가 될 것이라고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결과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정책은 물론 정체성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이름이 서로 엇비슷한 정당들이 수두룩하다. 유권자들이 어느 때보다 선택에 혼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오고 있다. 그 중심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군소정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들에 선거법 개정의 미끼를 던졌다. 미래통합당이 “비례 정당으로 대응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밀어붙였다. 그리고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이들 군소정당을 토사구팽했다. 4+1 공조로 통과시킨 공직선거법은 조각조각 걸레가 돼 버렸다. 그리고 거대 정당들은 허점을 공략했다.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먼저 가짜 정당을 만들었다. 그때 ‘법 위반’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아니 오히려 한술 더 떴다. 여야 모두 위원 꿔주기와 일부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까지 했다. 의원 꿔주기를 통해 정당 투표 용지에서 순번을 앞당기는 꼼수를 부렸다. 스스로 주도한 개정 선거법 취지를 흙탕물에 집어넣으면서 이런 일을 했다. 당적을 옮긴 여야 의원들은 총선이 끝나면 본가로 ‘원대복귀’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정 72년 역사에서 그 어떤 여당과 제1야당도 이런 최악의 선거판을 만들지 않았다. 과연 해외토픽에나 나올법하다. 비례대표 제도는 특정분야의 전문성 또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직능대표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번 총선에선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부작용만 낳고 있다. 그래도 여야는 비난은 잠시이고 의석수는 4년 간다며 의석수 확보에만 목을 맨다. 이처럼 폐해가 많은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는 다음 국회에서는 반드시 이 폐기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번 총선은 역사상 유례없는 깜깜이 선거가 될 전망이다. 투표율이 최악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유권자 입장에선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실물이 난 터라 굳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투표장을 찾기가 꺼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투표는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유권자의 심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지금부터 각 당의 선거운동을 주시하면서 어느 후보가 적임자인지 인물검증을 해야 한다. 선거가 아무리 탈법·꼼수의 정치로 얼룩진다 해도,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있다.
/신영규 본지 논설위원 겸 독자권익위원회 위원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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