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뿌리, 전라도 정신
보석같은 가치를 찾아 찬란한 전라정신을 정립해야 한다. 그걸 한국주류로 세우고 세계화 해나가야 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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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도 정신의 뿌리를 찾아 보려는 노력은 적어도 백제가 왕도를 금강유역으로 옮긴 시대로 거슬러 올라 가야한다. 백제가 당이라는 제국국가를 끌어들인 신라에게 멸망한 뒤 전라도는 1400년간 지워져 가야 하는 비주류의 흐름 속에 역사의 변방에 있어 왔다. 패전의 땅에서 키워오던 소슬한 저항정신과 해양에 대한 진취적 꿈은 안으로만 인내의 깊은 호수를 만들며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선비정신으로 이어져 왔다. 임진,병자난때 혁혁한 구국 의병활동과 요원의 불길이 된 동학농민의 외침 ,광주시민의 피는 이러한 저항정신과 충절의 뿌리에서 이어온 것이다. 이토록 이 땅에 잠재되어 쌓여오던 에너지가 외부 충격으로 뇌관이 한 번 터져질 때 그 파괴력은 엄청나다 할 수 있겠다. 정치적으로 호남의 영토는 뜯기고 빼앗겨 현재의 전라도 영토로 졸아 들게 된다. 해방후 행정개편할 때마다 제주도와 강경,금산등 당대 풍요한 지리적 노린자가 떨려 나가게 된다. 아쉽지만 적어도 전라정신은 백제 서동이 신라 선화공주와 사랑을 불피우고 무왕이 되어 만강경유역 익산 왕궁에 천도한 이후부터 신라강점기 시대와 후백제 견훤시대에서 찾아 보아야 한다. 전라도의 백제부흥운동 거점인 부안 주류성과 김제 벽성 왕궁에는 백제의 한서린 숨이 깃든 곳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호남이야말로 조선 국가근본지지로 자부심을 일깨워준 이순신 장군의 명문에 스스로 감탄하면서 조선 영토를 지켜내며 최후의 보루로 살아온 것이다.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 완판본 한글고전 발행과 판소리 여섯마당 등은 무능한 왕조 조선중.후기에 민중중심 문화의 결기(決起)로 자긍심을 지켜왔다. 나무는 왜 그의 뿌리의 찬란함을 숨기지? 백제 이후의 숨겨져온 유산과 비주류의 땅 전라도에는 외롭고도 높은 정신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정신적 무형문화들의 뿌리를 찾는 데에서 더 뜻이 있겠다. 지난해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이란 시민모임이 전주에서 태동하더니, 5월26일 ‘전라정신’이라는 창간호를 발간하며 ‘수제천(빗가락정읍, 壽齊天)’에 대한 주제 발제를 하며 새 지평을 열었다. 정읍사는 백제 유일하게 내려오는 가사(노랫말)로 유명하지만 그 깊은 뿌리에 또 다른 역사적 큰 의미가 있슴을 알렸다. 귀에 익은 궁중음악으로 지금도 국가 주요행사와 국빈 만찬에 들려주는 ‘수제천’이 바로 ‘정읍’이란 백제 음악이 고려, 조선을 거쳐 가사와 연주음악이 분리 발전하며 내려온 것이라니! ‘정읍사’는 성종 때 ≪악학궤범≫에 노랫말이, 영조 때 ≪대악후보≫에는 악곡이 실려 있다. 노랫말로서의 <정읍사>, 악곡으로서의 <정읍>, 그리고 연주 가창되고 춤도 곁들여지는 정재(呈才)라는 종합예술체로서의 <무고 舞鼓>라는 세 가지 층위를 구분하여 발전하게 된 것이다. 바로 백제의 ‘정읍’악곡이 ‘수제천’이란 이름으로 궁중 연례의 중심음악으로 이어온 것이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은 자신의 음악적 모티브가 바로 수제천이라 밝힌바 있다. 이처럼 보석같은 가치를 찾아 찬란한 전라정신을 정립해야 한다. 그걸 한국주류로 세우고 세계화 해나가야 한다. 거대한 뿌리같은 무형문화유산이 상상력과 결합하면 무궁무진한 문화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북도의 ‘백제문화융성프로젝트’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고 선비들의 예악정신의 계승이 아니겠는가? 힘차게 태동한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한봉수 본지 논설위원(객원)겸 독자권익위원회 위원 現 디엔아이에너텍회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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