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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내가 너희를 낫게 하리라

완산칠봉에 장애인
이 드나드는 문화
시설을 잘 갖추어
한옥마을 손님을
받을 생각은 없는지
전주시에 묻고 싶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4일
ⓒ e-전라매일
완산칠봉은 온고을의 중심을 흐르는 동맥이다. 일곱 봉우리가 두 손 높이 들고 전북의 안녕과 평안을 늘 빌어 주고 있다. 장군봉 팔각정에 오르는 길은 사방으로 열려 있어 완산칠봉을 오르는 산행에 불편이 없다. 장군봉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동학농민혁명 전적지가 있는 투구봉 정자에 이른다. 투구봉에서 칠성사 목탁소리 따라 돌아들면 왼쪽 물골(골짜기)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약수터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약수터 앞쪽 에 배드민턴장이 있고 약수터에서 정자가 있는 곳까지 각종체련시설이 설치되어 시민의 건강을 돕는다.
석양 무렵 약수터에서 만난 외래 관광객은 약수를 마셔도 좋으냐고 내게 물었다. 수질 검사를 해서 탈이 없을 거라고 했다. 그는 화장실에 전등불이 안 켜져 불편하다고 말했다. 배민턴장에 걸린 이불이며 넝마를 보고 지저분하다고 그가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완산공원은 시설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잡초가 키 높이 자라 모기떼의 서식처가 되어 있었다. 환경정화운동이라도 벌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모악산지킴이처럼 완산칠봉에도 지킴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장마 끝나고 무더운 어느 날 불면증으로 시달리는 아내 데불고 며칠 동안 완산공원 삼나무 숲에 다녔었다. 삼나무 숲이 피톤치톤을 뿜어 살균작용을 한다지만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불면증을 치유하며 공기 정화는 물론 냄새제거와 각종 세균번식을 막아준다 하니 고마운 나무다. 아내의 불면증은 차츰 나아져 밤잠을 설치지 않는다고 좋아했다. 허지만 완산공원 곳곳에 나붙은 살인 진드기 경고문은 두렵다. 금방 살인 진드기가 덮쳐오기라도 할까봐 반팔 입고 다니기가 두려웠다.
한여름 어느 날 공원 정자에 갔더니 모기장을 치고 몸이 불편한 아내를 부채로 부쳐 주는 노부부가 먼저와 자리를 잡았다. 우리부부도 빈곳에 돗자리를 깔고 쉬고 있을 때였다. 중증 장애인 한분이 부축을 받으며 올라 왔다. 장애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우린 쫓기듯 배드민턴장 옆 평상으로 옮겨갔다. 그곳에서 자리를 펴고 쉬던 부자지간은 햇빛이 들어 이동하려던 참이었다. 이들 부자의 모습은 장마 끝 무렵 모악산 계곡에서도 만난 적이 있었다. 아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려고 맑은 공기를 찾는 아비의 사랑이 참으로 눈물겹게 아름답다. 장애인이 피톤치톤을 찾는 절박한 심정을 정상인은 잘 모른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가. 장애인이 가지는 상실감은 이보다 훨씬 더하다. 편백나무 숲 피톤치톤을 뿜어내는 곳에 장애인의 쉼터 하나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으랴. 연휴를 맞아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며칠 재미있게 놀다갈 수 있는 휴식처도 아쉽다.
시립도서관이 이사 가고 도서관 뒤쪽에 있는 꽃동산이 한옥마을과 이어져 봄철 베스트관광지로 떠오른다. 완산칠봉에 장애인이 드나드는 문화시설을 잘 갖추어 한옥마을 손님을 받을 생각은 없는지 전주시에 묻고 싶다. 전주는 완산칠봉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축복받은 마을이다. 소설만 잘 쓴다면 환상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칠봉은 두 팔 쫙 벌리고 온 고을 시민을 향하여 크게 소리치고 있었다.
“심신이 병든 자여 오라 내가 너희를 낫게 하리라.”

/김종선
시인, 소설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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