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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因緣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
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
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0월 27일
ⓒ e-전라매일
‘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어야 이승에서 옷깃 한번 스친다’는 불가에서 말하는 ‘겁’은 공식적 단위 수는 아니다. ‘겁劫’은 시간을 인지할 수 있는 비유적 설명으로 ‘반석겁盤石劫’과 ‘개자겁芥子劫’이 있다. ‘반석겁’의 반석은 너럭바위라는 뜻이다.
이는 달구지로 한나절을 갈 수 있는 거리(약14km)를 한 변으로 하는 정육면체 모양의 바위 또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유순由旬(예전 인도에서 거리를 재던 단위로 왕이 하루에 행군하는 9.6Km 혹은 12Km를 말함)의 큰 바위를 옷자락으로 백년에 한 번씩 스쳐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개자겁芥子劫’은 가로세로높이가 4Km인 성 또는 각각 1유순由旬이 되는 철로 된 성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에 한 알씩 들어내어 바닥이 보일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힌두교에서는 43억 2천만년을 1겁이라고 한다. 이처럼 겁이야말로 무한한 시간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의 만남에는 우연偶然과 필연必然이 있다. 우연이란 우연히 일어난 일을 말하고 필연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다. 그래서 우연적 인연은 땅에 속한 일이고 필연적 인연은 하늘에 속한 일이라고 한다. 가령 한 남자가 길을 가는데 갑자기 돌이 떨어져 위험에 쳐했다고 치자 이때 어떤 사람은 그 상황을 우연으로 보고 또 다른 사람은 필연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우연으로 보는 사람은 우연히 돌이 떨어져서 위험한 일을 당했다고 인연과보因緣果報로 말하고 필연으로 보는 사람은 그 남자와 사이가 안 좋거나 원수지간에 있는 사람이 일부러 돌을 굴러 떨어지게 했다고 인과응보因果應報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우연과 필연은 어떤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우연히 만나 관심을 가지면 인연이 되고 공을 들이면 필연이 된다. 살다보면 우연이라 여겼던 것이 지나고 보니 필연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기적 같은 인연을 끝까지 소중하게 지키는 것이다.
우리들에게는 우연처럼 시작되는 일은 많다. 우연히 스친 사람이 평생의 반려자가 되고 우연히 겪은 고통이나 슬픔이 삶의 눈을 뜨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우연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우연 안에는 우주적인 질서와 섭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이 물건과 만나는 일 등 만남에는 때가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때가 되지 않으면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다.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어쩔 수 없거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별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내 품안에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기에 인간관계로 서운하거나 섭섭해 할 이유가 없고 돈과 명예 때문에 속상해 할 것도 없다.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억겁의 시간도 짧게 느껴질 것이고,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짧은 순간도 억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인연은 우연으로 오기도 하고 필연으로 오기도 한다. 어느 때는 악연으로도 온다. 안탑까운 것은 우연도, 필연도, 악연도 지나간 뒤에 비로소 안다는 것이다. 만남이나 헤어짐 모두 인연이어서 따지고 보면 인연은 결국 아침 이슬이나 한 점 바람 같은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성수
전주비전대학교 교수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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