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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시인 귀천 20년, 그를 다시 생각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2일
ⓒ e-전라매일
12월 24일은 서정주 시인이 그리던 곳, 영원의 생명을 꿈꾸던 곳으로 간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시인은 그 소슬한 시름의 주름살들 그대로 데리고 기러기 여행하듯 살고 싶어하다 ‘가을에’ 그렇게 떠났었다. 그가 태어난 땅은 국토도 없고 언어만 있는 식민(植民)땅이었다.
간건이 들리는 건, 민족혼의 깃발 같은 갑오년 이야기, 날 때부터 종의 아들이었다. 그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었다 ‘자화상’. 그에게 오로지 시를 쓰는 것은 바로 생명이고 목숨 이었다.
니체가 말한 정신적인 낙타의 굴종의 시기도 있었다. 시의 이슬에 빨간 피 몇방울 이마에 비치며 쫒기는 수캐마냥 혀를 내밀고 헐떡이며 살기도 했다. 그러다가 니체가 말한 저항의 청년 정신의 시절, 광주학생의거 주동자로 사자처럼 일제에 투쟁하였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투옥되고 문제의 저항학생으로 찍혀 학교마다 쫓겨나 결국 졸업장 없는 처참한 시절이 있었다. 오랜 후 그가 거처간 중앙고보와 고창고보에서 명예졸업장을 주었다.
30세 전에는 발간한 ‘화사집’ 수록 시 (화사·문둥이·맥하·입마춤)처럼 심미적 악마주의적 격정의 시를 썻다. 이후 평혼을 찾아 가며 해방후 발간 시집 ‘귀촉도’ 수록한 시 (귀촉도·목화(木花)·푸르른 날·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처럼 순구한 어린아이 단계로 운명을 이겨내듯 향토색 짙은 민족시를 쓰며 민족 문학의 역사를 써내려 간다.
비슷한 시대의 또다른 천재 시인인 “윤동주가 죽어서 민족 자존심과 영혼을 지켜주었다면 , 서정주는 살아서 장수하며 큰 작가로서 민족어의 생명을 찾아줬다”고 표현하고 싶다. 민족어의 진생맥(윤재웅시인 표현)이다. 친일 시,수필등 11편으로 가족들과 본인의 목숨을 구한 배신자가 되어 그의 ‘자화상’시처럼 이마에 진한 분홍글씨가 묻어 살았었다.
다른 친일파와 달리, 돈이나 직위나 댓가 없이 오로지 목숨과 시혼(詩魂) 하나 구걸 했다. 조국도 없이 태어난 자가 조국을 배반한 것도 아리러니 하다. 친일시로 민족을 배신했다면 민족의 얼을 살리는 문학적,정신적 시업적도 남겼다. 한국시를 개척 부흥시키는 대표주자로서 시단에 우뚝 서왔다.
한마디로 그는 ‘시의 정부(政府)’(고은 시인 표현)이다. 그렇다. 미당은 일제 때 ‘문학의 독립정부’이었다. 그의 호 미당(未堂)의 뜻을 시적으로 풀으면 “영원한 소년이고자 하는 마음”이라 했단다. 그는 반민족행위를 참회하다가 죽고, 죽어서도 고창 질마제 문학관 참회방을 두고 친일시를 걸고 아직도 참회하고 있다. 영혼의 속살까지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3월19일 국회 세미나 ‘3.1절 100주년 일제강점기 한국문학사 재조명’ 정책토론에 참석하였다. 전일환교수는 이제 흑백논리적인 비평보다 양면적 평가해야한다는 말에 공감하였다.
황송문교수는 문학예술의 목적은 아름다움에 있고 균형과 조화에 있으므로 그러한 문학정신에 따라 위대한 업적까지 매몰시키는 일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했다. 발표자인 김동수교수는 “편협한 국수주의처럼 치우치지 말아야 하는 문학예술사관이 정립되어야 할 때”라 했다.
몇 년전 고창 미당문학제에 참관한 적이 있었다. 문학관 대문 밖에서는 확성기로 종일 행사를 방해하더니 급기야 큰 깃발 들고 언덕에 오르던 무리가 미당의 묘까지 가서 시위를 하는 장면을 보았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삼일절 100주기가 지났다. 그동안 중.고 교과서에 열 서너편이 수록된 미당의 시는 모두 제거 되었다 한다. 이제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수십년전 그 시대 과오를 이 시기 잣대로 시험하여 문인과 문학사조차 멸절을 시키는 문화가 좋은 건지 생각해 볼 때이다. 이제 더 큰 한민족 문학사 정립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서정주는 단군 이래 4대 시인인 최치원, 이규보, 서화담과 함께 한다.
/한봉수
전북과미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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