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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배우는, 見賢思齊

좋은 점을 따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나의 허물을 고치는 멘토로 삼는다면 나의 스승 아닌 것이 없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8일
ⓒ e-전라매일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21C,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대학까지 16년을 배우고도 모자라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또 해외 유학까지 간다. 게다가 직업을 가졌다고 해도 인턴이니 수습이니 해 또 배워야 한다. 30년을 일하고 퇴직해 사회에 나오면 또 새로 배워야 한다. 그야말로 평생학습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 모든 것에 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이 일했던 분야 외에는 먹통이다. 마치 컴맹(com盲)이나 폰맹(phone盲)이란 속어처럼 새로운 것에는 아예 문외한이 되고 만다. 이러한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닥치는 대로 배우고 익히는 수밖에 없다.
태어날 땐 누구나 맨 주먹이었으나 살아가면서 천 리의 차이가 난다. 털끝만큼의 차이가 나중에는 천 리의 격차를 만든다는 ‘호리천리(毫釐千里)’다. 일정한 스승이 없었던 공자 역시 누구에게나 묻고, 보이는 것은 모두가 스승이 되었다. 밤낮을 구분 없이 흐르는 강물을 보고는 끊임없이 학문에 진력할 것을 느꼈다면, 바람 불면 풀은 바람 쪽으로 눕듯이 군자의 덕은 풀 위의 바람과도 같다는 초상지풍론을 가르친다. 동행하는 세 사람 속에서도 깨닫는 바가 있었다. 자신을 뺀 두 사람 중에서 선한 것을 쫓아 따르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허물을 고쳤으니 결국 스승은 도처에 있었다. 부친을 일찍 여위고 무녀인 모친과 살았기에 별도의 스승을 들일 형편도 못되었다. 자신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에 묻고 자연을 벗 삼아 스스로 깨우치며 성장한다. 사기는 “공자가 가난하고 천했다.”고 하고, 자신 역시 “나는 젊어서 미천했기 때문에 비천한 일을 많이 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고백한다. 인류의 대 스승 공자가 깨우친 과정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어진 이를 보면 그를 닮고자 하는 ‘견현사제(見賢思齊)’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좋은 점을 따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나의 허물을 고치는 멘토로 삼는다면 나의 스승 아닌 것이 없다. 위인들의 동상 앞에서는 훌륭한 그를, 우뚝 선 태산에선 천금보다도 귀한 침묵을, 푸른 하늘에서는 광대무변한 자연의 이치를, 연약한 새싹에서는 생명의 신비를 배울 수도 있겠다. 떨어지는 사과에서 뉴턴이 생각해낸 만유인력이나 넘치는 욕탕의 물에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하였듯 자연현상은 온갖 가르침을 주고 있지만, 무심한 우린 그저 지나치고 만다. 다행히 그 오묘함을 깨달은 자는 성현이 되어 오늘날까지 존경과 추앙을 받는다. 석가모니‧예수‧공자 등이 그들이다.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후천적으로 무엇을 익히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진리를 피부로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단히 배우며 익혀라고 가르쳤는가 보다! 그만큼 학습은 사람을 구분 짓고 사회를 편 가르며 종국에는 국가와 민족을 차별화한다. 또 “부지런히 익혀 도를 깨달으면 일마다 대처함이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으며, 깨닫는 바탕이 깊어져 이용함에 불편함이 없고 자신이 가까운 곳에서 취해 써도 늘 그 근본 이치인 도와 만나게 된다.” 맹자의 말이다. 배움의 이점을 말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더 밝은 세상을 살 수 있게 한다. 때문에 배우며 익혀야 할 바엔 “마치 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여겨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운 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하라.”라고 주문한다. 적극적이면서도 쉼 없는 학문의 자세를 일러준다. 학습자는 배움에 싫증 내지 않고 오히려 묵묵히 마음에 새기면서 무엇이든지 배워서 모으고 물어서 명확히 해야 한다. 여기에 그간 몰랐던 것을 매일 알아내고, 능한 것을 잊지 않는 자세가 더해져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송나라의 유학자 한유(韓愈, 768~824)가 두 아들에게 준 권학문(勸學文)이 눈길을 끈다. 즉, “~ 두 집안의 아이 어릴 적 기교는 서로 같았는데/ 조금씩 변해 12~13세는 두각을 나타내 서로 차이가 나더니/ 20세가 되자 더욱 벌어져 맑은 물이 흐린 웅덩이에 비치듯 하네// 30세에 이르자 한 녀석은 용 같고 다른 녀석은 돼지 같더니/ ~ 한 녀석은 다른 사람의 마부 되어 채찍 맞은 등에 구더기 생기고/ 다른 하나는 공경대부 재상 되어 깊고 깊은 관청에 거처하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人才)이 있는가 하면, 없어도 그만인 사람(人在)과 존재 자체가 오히려 재앙인 사람(人災)으로 나뉜다. 따라 배우는 견현사제가 가져온 호리천리의 모습이다. 그 끝에선 우리, 나는 과연 어떤 인재인가?

/양태규
옛글 21 대표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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