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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산

우리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남겨
주어야 할 유산은
물질과 성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 곧 이웃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가짐에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28일
ⓒ e-전라매일
찰스 디킨스는 그의 소설『위대한 유산』에서 진정한 유산은 막대한 재산과 인위적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진실한 사랑, 곧 물질에 저버리지 않은 고결한 인간성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가 죽자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고 한다. ‘디킨스는 가난하고 고통 받고 박해 받는 자들의 동정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라고.
공감이 가는 말이다. 우리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유산은 물질과 성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 곧 이웃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가짐에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그게 비록 작고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일에 신념과 가치를 갖고 이웃과 더불어 기쁜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그 일이 자기도 모른 사이 다른 일과 연계되어 거기에서 또 다른 기쁨과 보람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18세기 초 두 젊은이가 ‘청운의 꿈’을 안고 영국에서 배를 타고 신대륙인 미국에 내렸다. ‘마르크 슐츠’와 ‘에드워즈 조나단’ 두 사람이다. 이들은 신천지에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마르크 슐츠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뉴욕에 술집을 차려 큰 부자가 되었다. 반면에 조나단은 “내가 여기까지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왔으니 바른 신앙생활을 해야 되겠다.” 생각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서 성직자가 되었다.
그리고 150년이 지나 5대 자손들이 태어난 후, 뉴욕시 교육위원회에서는 컴퓨터로 이 두 사람 자손들의 삶을 추적해 보았다. 많은 재산을 자손들에게 물려줘야겠다고 생각하여 부자가 된 ‘마르크 슐츠’ 집안은 5대를 내려가면서 1,062명의 자손을 두었다. 그 자손들 중 교도소에서 5년 이상 형을 살은 자손이 96명, 창녀가 된 자손이 65명, 정신이상과 알코올 중독자가 58명, 자신의 이름도 쓸 줄 모르는 문맹자가 460명, 정부의 보조를 받아서 살아가는 극빈자가 286명이나 되었다.
그러가 하면, 신앙을 찾아 미국에 왔던 ‘에드워드 조나단’ 집안은 프린스턴 대학을 당대에 설립하고, 5대에 걸쳐 1,394명의 자손을 낳았는데, 자손들 중에 성직자가 116명, 예일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 교사가 86명, 군인이 76명, 나라의 고급관리가 80명, 문학가가 75명, 실업가가 73명, 발명가가 21명, 부통령이 한 사람, 상·하의원, 주지사가 나왔고, 장로, 집사가 286명, 도합 816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결국 물질적 풍요만이 행복의 조건이 아님을 보여준 사실적 교훈의 실례라 하겠다.
자식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살아간다고 한다. 부모란 뒤에서 아이들의 등을 밀어 남보다 앞서가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고, 아이들의 앞에서 이웃과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다. 자녀들의 등을 억지로 떠밀어 올리는 존재도 아니라, 앞에서 애써 끌어 당기는 존재도 아니다. 한 발 그들의 앞에서 세상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며 기다려 주는 존재, 그게 부모의 참 모습이 아닌가 한다.
한때 세계 최고의 정치 외교가로서 미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도 어린 시절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다락방에 올라 책을 읽었던 습관이 훗날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책을 읽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키신저가, 그것을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받아 세계 곳곳의 분쟁과 갈등을 앞장 서 해결하여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것이다.
강진으로 유배된 적소에서 폐족이 된 자녀들에게 보낸 정약용의 편지에서 ‘재물을 저장하는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못하니- 너희는 베풀며 살라’며 ‘근면’과 ‘검소’를 강조한 점도 인간의 행복이 눈에 보이는 물질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무형의 가치에 있음을 깨우쳐준 사례라 하겠다.
그럼, 나는 어떤 모습을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남기고 갈 것인가? 멀리 살고 있는 자식들과 사위, 며느리와 손자들의 눈에 비친 내 삶의 모습을 그들은 지금 저만치의 거리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하고 두려운 아침이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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