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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
만족해하면서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가 배워야할
소중함이라고
할 수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07일
ⓒ e-전라매일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큰 것만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큰 것만이 소중한 것은 아니다. 시대가 발달한 요즈음은 부족함 없이 살다보니, 그 작은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가끔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아주 작은 자연을 보고 힐링이 된다며, 즐거워하면서 소중함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소중한 것은 우리 주위를 돌아보다보면 아주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가까이 있을 때는 전혀 그 소중한 자체도 느끼지 못하고 간과하는 경우도 많다.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입동이 지났다. 시계도 없는데 자연은 어찌도 그리 잘 알고 바뀌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얼마 전 까지도 푸르기만 하던 은행잎들이 며칠사이에 노랗게 변해서 길과 잔디밭 위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세찬 비바람에 날리는 은행잎은 마치 노란 함박눈처럼 아주 보기 드문 멋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한 2년 정도 발걸음이 뜸했던 사찰 도량에 오랜만에 찾아온 젊은 연인과 노부부는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벤치에 앉아서 그윽한 눈빛으로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면서 행복해 한다. 그 두 쌍은 그렇게 2시간 정도를 있다가 환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비바람에 날린 은행잎을 보면서 예쁘긴 한데, 물뭍은 저 은행잎을 언제 다 쓸을까?”하며 걱정하던 순간 반성하게 되었다. 어떤 분들은 노랗게 카펫처럼 깔려있는 은행잎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행복해 하는데, 나는 청소할 생각에 걱정을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겨울의 문턱에서 계절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는 이 정취조차 느끼질 못하고 여러 사람 중에서 나 혼자만 다른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 작은 은행잎을 보며 즐거워하던 분들을 보면서, 수명이 다해 떨어진 하찮은 은행잎조차도 땅에 떨어져 밟히는 순간까지 자기의 역할을 다하며,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소중한 것임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잔디밭 위 은행잎을 쓸어야겠다고 리어커를 끌고 와서 나뭇잎을 담아서 버리려 하는데, 또 한 분의 사진사가 다가와 그냥 두라고 한다. 아직 다 쓸지 못한 나뭇잎과 빗자루와 리어커를 그대로 두는 것 또한 아름다운 풍경이란다.
사진 찍는데 방해될까 치우려했던 장애물을 보고, 그 또한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냐며 즐거워하시던 사진사에 말을 듣고, 이것 또한 다른 이에게는 아름다운 마음을 선사하는 소중한 것이었구나! 하고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것뿐 만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것만도 소중하고 감사할 일이며, 형제, 자매, 친척, 친구가 있어 의지가 되고, 먹고 자고 입고 배우고 불편함 없이 살아가는 것, 이 또한 감사할 일이며, 소중한 것임을 자각해야한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에서부터 높은 숫자에 오르듯, 금전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1원에서부터 시작해서 억 단위까지 올라간다. 어떤 사람이 적금을 타러 은행에 갔는데, 다른 한분이 혹시 1원이 있느냐는 말에 1원짜리를 하찮게 여기며 얼른 건네주었다 한다. 왜 1원이 필요하냐고 물으니 1원을 받으신 분은 1원이 부족해서 1억이 되지 못했는데, 이제야 1억이 되었다면서 기뻐하더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보면 1원은 작지만 소중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로 작은 것에서부터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자기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니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욕지족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으로 만족함을 알라는 뜻이다. 욕심이 과할수록 리스크도 크다.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 만족해하면서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가 배워야할 소중함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해 스님
흥복사 주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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