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 곧 극락이다
화엄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 깨친 자만이 법계를 장엄하는 것이 아니라 못 깨친 자도 법계를 장엄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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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산(淸山)과 청산(靑山) 불교에서는 산하(山河) 대지 그 자체가 진리요 빛이라 한다. 이는 우주·자연이 그대로 부처의 몸이고 법당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법계를 떠나 어디서 부처를 찾고 진리의 빛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곧 우주의 중심인데..., 여기에 두 개의 산(山)이 있다. 하나는 ‘맑은 청봉(淸峯)’이고 다른 하나는 ‘푸른 청봉(靑峯)’이다. 그러면 이 두 산은 같은 산인가. 아니면 다른 산인가? 뜻 그대로 보자면 하나는 ‘맑은 산’이고 하나는 ‘푸른 산’이다. ‘맑은 산’이란 공(空)으로 표현되는 반야(般若)의 세계에 해당될 것이고, ‘푸른 산’이란 무진(無盡) 연기(緣起)가 펼쳐지는 화엄(華嚴)의 세계에 해당될 것이다. 말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둘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 맑지 않은 산은 푸를 수 없으며 푸르지 않은 산은 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맑아야 푸를 수 있고, 푸르러야만 비로소 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야의 지혜 없이 어찌 화엄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며, 화엄의 세계가 없다면 어찌 반야의 지혜가 가능하겠는가? (양형진, 『산하대지가 참빛이다』, 장경각, p.41) 현상(靑山)과 본체(淸山)은 결코 떨어져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어서, 평등 속에서 차별을 보이고 차별 속에서도 평등의 존재로 서로 융합되어 있다. 그러기에 화엄(華嚴)의 세계는 혼자서 이룩되는 세계가 아니다. 숱한 꽃들이 피어 하나의 장엄한 세계가 형성되는 세계, 곧 하나가 없으면 다가 없으며, 하나가 있어 서로 일체가 성립되는 일즉다(一卽多)의 세계다. 크고 화려한 꽃, 작고 이름 없는 꽃, 그것들이 등가(等價)의 자격으로 자기의 생명을 한껏 꽃 피울 때, 그 낱낱 꽃들의 자기 발현에 의해 비로소 장엄한 하나의 연화장(蓮華藏)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이처럼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는 일이 없다. 모두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어 피고 지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무진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 화엄사상의 골자요, 현상의 법신관(法身觀)이라 하겠다. 화엄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 깨친 자만이 법계를 장엄하는 것이 아니라 못 깨친 자도 법계를 장엄한다. 그러기에 주인만 필요한 게 아니라 손님도 나그네도 똑같이 필요하다. 수천수만의 꽃 속에 한 송이 잘난 꽃이 피어나고 수천 수만의 범부 속에서 성인 한 명이 출현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2. 연기론(緣起論) 모든 존재는 인연(因緣)에 따라 나타난다. 인(因)은 직접적 원인이고, 연(緣)은 간접적 원인이다. 예컨대, 씨앗을 심어 싹이 돋아날 경우, 씨앗이라는 원인이 인(因)이 되고, 거기에 흙과 햇빛 그리고 물 등의 간접 조건이 연(緣)으로 가(加)해져 비로소 하나의 싹이 돋아나게 된다. 연기론의 핵심은 상호의존성에 있다. 시간적 인과성, 시공간적 연관성, 주관과 객관의 상호 작용 등,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 따라서 저것이 없을 경우 이것도 없고, 이것이 없을 경우 저것도 없게 된다. 이것과 저것이 이처럼 서로 상호 의존되어 있음이 연기법의 핵심이론이다. 마치 자동차의 바퀴들이 서로 의존되어 있음과도 같다. 부분(바퀴)은 전체(자동차)를 이루는 다른 부분에 의지하여 있고, 전체 또한 부분들에 의존하여 있음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살과 뼈, 너와 나, 개인과 집단, 색(色)과 공(空), 현상과 본질, 현실과 이상도 서로 분리,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기(緣起)하여 있다가 연(緣)이 다하면 흩어지게 된다. 각각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기에 무상(無常)이고 무아(無我)이니, 그 색 또한 공의 한 부분이요, 공속에서 색이 또한 생(生)한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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