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7-06 08:40:3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뉴스 > 칼럼

깨달음이 곧 극락이다

화엄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 깨친 자만이 법계를 장엄하는 것이
아니라 못 깨친
자도 법계를
장엄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3일
ⓒ e-전라매일
1. 청산(淸山)과 청산(靑山)
불교에서는 산하(山河) 대지 그 자체가 진리요 빛이라 한다. 이는 우주·자연이 그대로 부처의 몸이고 법당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법계를 떠나 어디서 부처를 찾고 진리의 빛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곧 우주의 중심인데...,
여기에 두 개의 산(山)이 있다. 하나는 ‘맑은 청봉(淸峯)’이고 다른 하나는 ‘푸른 청봉(靑峯)’이다. 그러면 이 두 산은 같은 산인가. 아니면 다른 산인가? 뜻 그대로 보자면 하나는 ‘맑은 산’이고 하나는 ‘푸른 산’이다. ‘맑은 산’이란 공(空)으로 표현되는 반야(般若)의 세계에 해당될 것이고, ‘푸른 산’이란 무진(無盡) 연기(緣起)가 펼쳐지는 화엄(華嚴)의 세계에 해당될 것이다.
말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둘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 맑지 않은 산은 푸를 수 없으며 푸르지 않은 산은 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맑아야 푸를 수 있고, 푸르러야만 비로소 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야의 지혜 없이 어찌 화엄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며, 화엄의 세계가 없다면 어찌 반야의 지혜가 가능하겠는가? (양형진, 『산하대지가 참빛이다』, 장경각, p.41)
현상(靑山)과 본체(淸山)은 결코 떨어져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어서, 평등 속에서 차별을 보이고 차별 속에서도 평등의 존재로 서로 융합되어 있다. 그러기에 화엄(華嚴)의 세계는 혼자서 이룩되는 세계가 아니다. 숱한 꽃들이 피어 하나의 장엄한 세계가 형성되는 세계, 곧 하나가 없으면 다가 없으며, 하나가 있어 서로 일체가 성립되는 일즉다(一卽多)의 세계다.
크고 화려한 꽃, 작고 이름 없는 꽃, 그것들이 등가(等價)의 자격으로 자기의 생명을 한껏 꽃 피울 때, 그 낱낱 꽃들의 자기 발현에 의해 비로소 장엄한 하나의 연화장(蓮華藏)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이처럼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는 일이 없다. 모두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어 피고 지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무진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 화엄사상의 골자요, 현상의 법신관(法身觀)이라 하겠다.
화엄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 깨친 자만이 법계를 장엄하는 것이 아니라 못 깨친 자도 법계를 장엄한다. 그러기에 주인만 필요한 게 아니라 손님도 나그네도 똑같이 필요하다. 수천수만의 꽃 속에 한 송이 잘난 꽃이 피어나고 수천 수만의 범부 속에서 성인 한 명이 출현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2. 연기론(緣起論)
모든 존재는 인연(因緣)에 따라 나타난다. 인(因)은 직접적 원인이고, 연(緣)은 간접적 원인이다. 예컨대, 씨앗을 심어 싹이 돋아날 경우, 씨앗이라는 원인이 인(因)이 되고, 거기에 흙과 햇빛 그리고 물 등의 간접 조건이 연(緣)으로 가(加)해져 비로소 하나의 싹이 돋아나게 된다.
연기론의 핵심은 상호의존성에 있다. 시간적 인과성, 시공간적 연관성, 주관과 객관의 상호 작용 등,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 따라서 저것이 없을 경우 이것도 없고, 이것이 없을 경우 저것도 없게 된다. 이것과 저것이 이처럼 서로 상호 의존되어 있음이 연기법의 핵심이론이다.
마치 자동차의 바퀴들이 서로 의존되어 있음과도 같다. 부분(바퀴)은 전체(자동차)를 이루는 다른 부분에 의지하여 있고, 전체 또한 부분들에 의존하여 있음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살과 뼈, 너와 나, 개인과 집단, 색(色)과 공(空), 현상과 본질, 현실과 이상도 서로 분리,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기(緣起)하여 있다가 연(緣)이 다하면 흩어지게 된다. 각각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기에 무상(無常)이고 무아(無我)이니, 그 색 또한 공의 한 부분이요, 공속에서 색이 또한 생(生)한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3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전북 대표 국립전주박물관, 새로운 35년을 열다  
“국정 혼란 속 도민 안정 · 민생 회복 의정활동 총력”  
임실교육지원청, 작지만 강한 교육혁신 중심으로  
시민 모두 안전하고 편리한 선진 교통 도시로 도약  
민선 8기, 무주다운 삶터·일터·쉼터로 눈도장  
변화의 10년, 도약의 1년… 다시 시민과 함께  
김제시 경제도약 이끌 구심점, 김제상공회의소 개소식  
전주세계소리축제 “본향의 메아리, 세계를 울리다”  
포토뉴스
순창군, 제4회 강천산 전국 가요제 참가자 모집… 8월 29일까지 접수
제4회 강천산 전국 가요제가 오는 9월 27일 토요일 순창군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가요제는 순창군이 
완주 도서관에서 만나는 여름휴가, 인문학 강의 개막
완주군과 전북대학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2025 인문학 지식나눔 강좌’가 오는 8일 오전 10시, 삼례도서관에서 첫 강의를 시작으로 본격 운 
한강 개인전 ‘소화받지 못한 자들’, 우진문화공간서 개최
우진문화공간 갤러리가 7월 3일부터 16일까지 한강 작가의 개인전 '소화받지 못한 자들 (Those who are not digested)'을 
전북관광기업 컨설팅&아카데미 성료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과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내 관광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관광기업 맞춤형 컨설팅 
추억 여행, ‘근대어때’ 완주 삼례 3,700명 몰려
뜨거운 여름, 완주 삼례에서 근대문화가 다시 꽃피웠다.지난 6월 28일부터 29일까지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일원에서 개최된 ‘2025년 근대역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편집·발행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