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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와 라피끄Rafik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1일
ⓒ e-전라매일
10월에 와서 다음 해 3월에 떠나가는 기러기는 이동할 때 V자 대형을 이루며 날아간다. 삶의 터전을 찾아 먼 여행을 하는 기러기 중 가장 앞에서 날아가는 기러기가 리더이다. 리더의 날갯짓은 기류의 양력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뒤따라오는 기러기들이 혼자 날 때보다 70% 정도의 힘만 쓰면 날 수 있도록 맨 앞에서 온몸으로 바람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기러기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는 울음소리를 내는데 이 울음은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겹게 날아가는 리더 기러기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먼 길을 가는 기러기들이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동료 기러기 중 어느 기러기가 지치거나 아프거나 총에 맞아 무리에서 이탈하면, 다른 두 마리가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동료가 원기를 회복하거나 최후를 마감할 때까지 함께 하다가 다시 무리로 돌아온다. 제일 앞에서 나는 리더 기러기가 지치거나 힘들어지면 그 뒤에 나는 기러기가 앞으로 나와 리더와 역할을 바꾼다고 한다. 이처럼 기러기들은 순서를 바꾸어가며 리더 역할을 하면서 먼 길을 날아간다.
협동 정신과 슬기로운 비행 기술이 없다면 기러기들은 수천 킬로를 이동할 수가 없다. 기러기가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한 마리의 보스가 지배하고 그 보스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협력과 협동의 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날짐승이다. 아프리카 속담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멀리 가려면 좋은 동반자와 서로 격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결혼식 퍠백시幣帛時 기러기 모형을 놓고 예禮를 올리는 것은 기러기의 덕목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러기의 수명은 보통 150~200년인데 짝을 잃으면 다른 짝을 찾지 않고 죽을 때까지 홀로 산다고 한다. 한번 맺은 사랑의 인연을 영원히 지킴을 배우라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기러기는 상하를 알고 장유유서를 실천한다. 날아갈 때도 행렬을 맞출 뿐만 아니라 앞서가는 기러기가 울면 뒤따라가는 기러기가 화답해 예를 지킨다. 작고 사소한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장려할 일이라는 것을 기러기에게 배운다.
라피끄Rafik라는 아랍어가 있다. 이 말은 ‘먼 길을 함께 할 동반자’라는 뜻이다. 훌륭한 동반자, 좋은 동반자는 관심 분야가 같고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협조적이야 한다. 이런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할 것 없이 필요충분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좋은 동반자가 취할 행동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행동은 물론 생각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수필가 피천득은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고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인생 동반자론을 피력했다. 또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어린 시절 호수에 빠져 익사 직전에 플레밍이 그의 생명을 구해줬다. 인연이 되어 처칠은 가난한 플레밍이 의대에 진학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후 처칠은 독일과의 전쟁 중 중동에서 당시 치명적 병이었던 폐렴에 걸렸으나 플레밍이 개발한 페니실린에 의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만남의 연속 과정에 있다. 필연적 만남이나 우연적 만남 할 것 없이 만남으로 인한 인간관계에 따라 우정이 생기고 사랑이 싹튼다. 만남의 속성에 인간적 차이는 있을지라도 차별은 없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질에 변화를 꾀하기도 하고 부와 명성을 잃기도 하며 어둠의 계곡으로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어떤 만남을 갖느냐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남은 전 인생에 걸쳐 한 인간에게 크고 작은 감동과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생길은 긴 여행과 같다. 여행에서는 아름다운 풍경과 여행 여건보다 행동과 마음을 같이하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좋은 동반자를 원한다. 그러나 인생길에서 진정한 동반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홀로 비를 맞는 사람에게 우산이 되어 주고, 눈보라기를 가는 사람에게 손을 잡아주는 내 먼저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행복이란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즐기는 것이다. 봉사와 희생만이 공동체를 위하는 첩경이다. 영혼의 동반자가 그리운 세상에서 기러기와 라피끄Rafik에서 배울 점이다.

/정성수
논설위원
명예문학박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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