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꿈
나에게 주어진 삶은 소중하고 귀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07월 15일
아버지! 당신이 나에게 일주일만 걸을 수 있게 해주신다면? 첫째 날은 남에게 열심히 봉사하고 둘째 날은 못 이뤘던 꿈을 이뤄보고 마음껏 뛰어다니고 싶어요 셋째 날은 고향에 가서 그리운 부모형제 만나보고 못 다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넷째 날은 사랑하는 여인과 만나서 다정하게 데이트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싶어요 다섯째날은 기차를 타고 아내와 여행을 하며 이 세상 제일 아름다운 곳에서 예술적인 사랑으로 인생을 즐기고 싶어요 여섯째 날은 내가 먹고 싶은 것 사 먹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요 마지막 날은 성당에 가서 조용히 내 지난 과거를 뉘우치며 눈물로 기도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에게 일주일만 허락해 주신다면?
이 시는 이O용의 ‘일주일의 꿈’이다. 이O용님은 충북 음성군에 있는 ‘꽃동네’시설 희망의 집에서 뇌성마비로 살아가는 젊은이다. 꽃동네에 자원봉사하러 갔다가 희망의 집 통로에 걸린 그의 시를 먼저 만나고 다음 시인을 만났다. 휠체어를 타고 나를 바라보면서 일그러진 얼굴로 환 하게 웃어주었다. 들쑥날쑥한 하얀 이가 그의 이력을 말해주듯 시 ‘일 주일의 꿈’에 그의 삶이 녹아 담겨져 있는 듯했다. 그가 고향을 가고 싶 다고 하였는데 고향이 어디인지, 부모님이 살아계시기나 한 지조차 모른 다 했다. 당시 나이가 서른다섯이라 하였는데 그의 소박한 꿈대로 참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 가 여행을 다니고, 인생을 즐기고, 소원대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 의 처지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아간다. 밖에 나가 돌아다 니다 보면 정말 불행한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불행한 사 람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찌된 것 인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아무리 행복해도 자신이 불 행하다 생각을 하면 자신은 불행한 사람이 되고 아무리 불행하여도 자신이 행복하다 생각을 하면 행복한 사람이 된다. 병상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말기환자라 하여 남은 날들을 낙 담하고 비관을 하면서 살아가면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 있을 터이고 비록 짧은 날들이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가치 있고 보람 있 는 것들로 채워가는 사람들은 영원히 살아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은 소중하고 귀하다. 우리는 눈앞의 너울지는 성난 파 도를 볼 것이 아니라 파도 너머 육지의 청포도가 싱그럽게 익어가는 포도밭을 보아야 한다. 보기만 하여도 침이 샘솟는 포도를 보아야 한 다. 머리를 돌려 희망을 보아야 한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보아야 한다. 영성수련원에서 만난 젊은 여인이 있다. 어려서 부모님에게 버림받 아 고아원을 떠돌게 되었고 일찍이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간다 싶었는데 남편이 어느 날 도망가고, 재혼을 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그 남자는 암으로 먼저 하늘나라 에 갔다 한다. 어쨌든 아이 셋을 거두고 있는 엄마라 한다. 자신이 너 무 고생을 하고 불행하게 살아 비록 아버지는 없지만 아이들만은 사랑 받는 아이들로 제대로 키우려고 직장 다니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제 자기가 말기 암이란다. 땅을 치고 울어도, 하늘을 보고 원망을 하여도 소용이 없다 한다. 자기가 고아였는데 아이들은 어디에 맡기며 그 뒤 를 누가 보아줄 것이냐 한다. 이런 인생이 어디 있냐고 하소연하는데 눈물 밖에는 답이 없었다. 모두들 아이들 돌볼 수 있는 그 날, 그 시간 까지는 엄마로서 의연하게 아이들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야 후회 없 는 삶이 된다 하였다. 그래도 힘내시라고 박수를 쳐 드렸다.
/김영진 시인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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