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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경破鏡

고사에서처럼 파경은 남녀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것 의미. 요즘에는 부부가 헤어지는 것 의미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7월 16일
“파경破鏡”은‘깨트릴 파破’에 ‘거울 경鏡’으로 부부가 이혼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송나라 학자 이방李防이 978년에 편찬한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의하면 남조南朝의 마지막 황태자 시절에 시종侍從 서덕언徐德言이라는 사람이 진나라의 마지막 황제 진숙보陈叔宝의 누이인 낙창공주樂昌公主를 아내로 맞아 두 사람은 금슬이 매우 좋았다. 고한다.
589년, 진나라가 수나라의 침략을 받아 멸망할 즈음 서덕언은 전쟁의 혼란 중에 아내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거울을 깨트려 반씩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약속했다. ‘내년 정월 대보름에 당신이 가진 그 반쪽거울을 수나라의 수도인 장안에 내다 팔면 내가 어떻게든 당신을 찾아가겠소.’
서덕언의 예감대로 진나라는 망했고, 내외는 헤어져 서로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이듬해 정월 대보름날, 그는 아내와 약속대로 장안에 나갔다. 한 노파가 깨진 거울을 파는 모습을 발견하고 노파가 가지고 있던 반쪽거울과 자신의 반쪽거울을 맞춰보니 꼭 맞았다.
그는 당장 아내를 찾아가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거울 뒷면에 시를 적어 노파에게 주며 주인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서덕언이 적은 시는’鏡與人俱法 / 鏡歸人不歸 / 無復恒娥影 / 空留明月輝’이였다.
서덕언의 오언절구五言絶句 한시 내용은‘거울은 당신과 함께 떠났는데 /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네 / 달 속 항아의 그림자는 돌아오지 않건만 / 달빛만 속절없이 휘영청 밝구나.’였다.
미모와 재능이 뛰어난 아내는 수나라의 재상 양소楊素(양귀비의 사촌 오빠인 양국충楊國忠의 본명)의 첩이 되어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서덕언의 애절한 시가 적힌 거울을 돌려받은 아내는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소는 부부의 사연에 감동하여 서덕언을 불러 연회를 열어주고 재물과 함께 서덕언에게 그 아내를 돌려보내 주었다.
만약에 서덕언과 낙창공주 부부가 그대로 헤어져 다시 만나지 못했다면, 파경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부부간의 이별을 뜻하는 말로 쓰여도 옳다. 고사에서처럼 파경은 남녀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부부가 헤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전락하였다.
요즘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회적인 면, 경제적 요인, 심리적 측면, 문화적 요소, 특히 사회적 체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가족 구조와 생활의 가치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인 면에서 과거와 달리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강조되면서,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결혼 생활이 개인의 만족을 더 이상 충족시키지 못할 때 이혼을 선택한다.
경제적 요인도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적 안정이 결혼 생활의 필요충분조건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금전적 문제가 생기면 결혼 생활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경제적 압박이 이혼을 유발하는 요소가 된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개인의 심리적 안녕과 적응 문제가 이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등의 심리적 문제가 결혼 생활에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해 관계의 충돌이나 갈등이 심화하여 이혼으로 이어진다. 또한 부부간의 의사소통 부족, 갈등 해결 능력의 부족 등도 이혼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문화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서구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서구 사회에서의 가치와 행동 양식이 다른 사회로 전파되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적 가족 구조나 가치가 변화되면서 이혼율이 높아진다. 또한 법적 요인도 이혼에 영향을 미친다. 법적으로 이혼 절차가 간소화되고, 이혼 후 법적 보호가 강화되는 경우 이혼이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원 체계의 변화도 이혼에 영향을 준다. 단기적으로는 이혼의 사회적 비용이 상승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혼 가정의 지원 체계가 강화되면 이혼이 감소할 수 있다고 예견한다.
따라서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결합한 결과물이다. 개인의 가치와 경제적 안정, 심리적 요인, 문화적 변화, 법적 요소, 사회적 지원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증가하는 이혼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결혼 준비 단계에서의 교육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결혼 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가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자녀 양육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을 실질적 가르침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부간의 의사소통 능력과 갈등 해결 능력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혼 절차를 간소화하고, 이혼 후 자녀 양육 문제를 지원하는 법적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는 가정 내 성평등을 증진시키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할 수 있는 정책과 육아와 직업의 균형을 지원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 내 폭력 예방과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여 부부간의 갈등이나 폭력이 이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정책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은 결혼 생활에 대한 현실적 기대와 준비를 해야 한다. 개인의 감정적, 심리적 성숙과 관계 능력을 강화하는 교육과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부부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성장과 함께 부모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지속해서 운영해야 한다.
특히 이혼을 막기 위해서는 부부가 공동으로 즐길 수 있는 관심사나 취미 활동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운동이나 악기 연주 등을 함께 즐기는 것은 부부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공통적 취미를 가지면 서로를 잘 이해하고 존중하는 기회가 늘어나며, 일상생활에서의 갈등을 예방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가정의 안정과 부부의 만족도를 높이는 다층적 접근 방식을 통해 이혼을 줄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밝은 사회와 개인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이다.

/정성수(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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