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윤석열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립4.19민주묘지를 두 차례나 참배하고 정치인으로서 4.19혁명의 대명사였던 이기택의 묘소를 찾아 큰절을 올리며 수백명의 참배객들에게 민주주의를 되찾은 4.19혁명의 자유 민주 정의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 정권교체의 요체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외쳤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3.1만세운동과 4.19혁명 정신은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토대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가 검사 출신으로 정치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지만 문재인정권의 검찰총장으로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법무부장관 조국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수사를 강행한 것은 국민에게 신선한 선물이 되면서 그의 인기를 높였고 그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할 수 있었다. 대통령으로서 처음 맞이한 4.19혁명 기념식에서 그는 4.19혁명 유공자로 포상된 몇 사람의 국가유공자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하면서 뒤늦게 유공자로 포상되었음을 아쉬워하면서 그동안 미처 챙기지 못한 수많은 미 수상자를 발굴하여 한분도 빠짐없이 국가유공자의 예우를 찾아드리겠다고 호언장담으로 약속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1천여명의 유공자들과 관계 공무원, 학생 그리고 4.19혁명에 앞장섰지만 확증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한 미 수상자들은 환호와 함께 열렬한 박수로 화답하며 하루빨리 그 약속이 실현되기를 기대했다. 대통령의 담화 중 이색적인 것은 유공자 선정에서 탈락했던 ‘부산고’ 학생 11명을 거론하며 그들의 공로를 특기한 점이다. 부산고는 3월24일 대대적인 데모를 한 사실이 당시의 신문에 보도되고 필자의 취재로 이를 신문 칼럼으로 대서특필되면서 잊어졌던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게 되어 대통령까지 이를 언급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은 연설문의 수사가 아니다. 4.19기념식에서 약속해 놓고 후속타자가 나와야 모든 사람의 박수를 받고 신임을 받게 된다. 지금 윤석열의 대통령으로서의 인기도는 19%를 오르내리는 최악의 상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에게 기대하고 그가 약속했던 문제들이 국민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다. 문재인정권에 대한 호언장담은 상대가 있는 것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4.19혁명에 대한 유공자 발굴조차 꿩 궈먹은 자리가 되어서야 무슨 믿음이 가겠는가? 윤석열정부는 국가보훈처를 부로 승격시켜 선진외국에 근접하는 보훈정책의 실마리를 풀었다. 국가유공자 포상은 보훈의 첫째임을 까맣게 잊었는가? 벌써 12월1일이다. 내년도는 4.19혁명 65주년이다. 이미 추가포상에 대한 공고와 접수기간, 심사기간을 감안하면 65주년 기념식에서도 4.19혁명유공자 포상 행사가 시간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보훈부가 마음만 먹으면 여러 차례 시행했던 경험을 되살려 지금이라도 65주년기념식을 빛낼 수 있는 포상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보훈부에서 이번에 연평도에서 전사한 서하사의 어마니를 보훈심사위원장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교육자로 평생을 보낸 분이니 공명정대한 심사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만인 앞에 공언한 약속이 이번 기회에 성취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