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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가장 작은 빛, 가장 밝게 빛나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9일
ⓒ e-전라매일
소방학교에서 교관님이나 교수님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질문이 있다. ‘왜 소방관이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누구는 사명감, 누구는 안정적인 직업, 누구는 꿈을 이루려고 들어왔다며, 다들 대답을 잘했던 것 같다. 물론 나 자신이 소방관이 된다는 걸 믿어 의심치는 않았지만 수료가 가까워질수록 발령이 가까워질수록 이 질문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지어주는지 느껴졌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1월 17일 첫 발령을 받고 교육생 김현승에서 소방사 김현승으로 첫 발을 내딛였다. 출근길엔 긴장감과 설레임이 섞여 있었다. 그 기분도 잠시 첫 출동 벨이 울렸다. 차 대 오토바이 사고였는데 출동명령서에 ‘의식없음’이 적혀있는 순간 심장이 뛰었다. 출동 중에 소방학교에서 배운 이론, 술기를 떠올리려 애를 썼지만 머릿속이 하얘지고 식은땀이 났다. 현장 도착하고 환자를 보니 신기하게 몸이 차분해지고 선배님의 말이 또렷이 들렸다. 그 순간엔 ‘선배님의 말에 집중하고 꼭 살려서 데려가자’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선배님이 지시하고 요청하는 걸 하나씩 해내고 환자를 처치했다. 숨을 고른 후, 환자를 들 것에 실으며 눈에 보인 장면은 소방차로 동시에 출동한 다른 선배들이 교통정리를 해주고 있는 장면이었다. 괜히 울컥했다. 당연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환자를 처치하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이게 팀이구나’라고 느꼈다. 복귀한 후 선배님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을 더 한 것 같다.
이후에 주택화재 건이 있었다. 마이크 소리가 나고 신고내용이 스피커를 통해 나오자 모두 귀를 기울이다가 출동벨이 울리고 펌프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회색 연기가 너무 짙어 접근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관창을 들고 묵묵히 현장으로 가는 선배를 보며 ‘대단하다’라고 생각하면서 ‘다치면 안될텐데’하며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어서 구급대는 인근 소화전 점령을 하였다. 펌프차에 물을 보충을 하러 올 때 검은 재에 더러워진 선배의 방화복을 보며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내가 뒷걸음칠 시간이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실제 현장을 겪으며 내 사명감과 신념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 이전에는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도움을 받는 사람이었는데, 소방관이 되고 실제 현장을 겪으며 내가 누군가에게 대단한 일을 해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삶을 다시 되돌려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그리고 내가 안전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구하지 못하기에 오히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배웠다. 아직은 가장 작은 빛이지만, 가장 밝게 빛나서 내 힘이 필요한 모두를 위해 비춰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정진할 것이다.

/익산소방서 인화119안전센터 소방사 김현승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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