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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시 ‘살펴서 대피하기’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28일
건물화재시 발생하는 연기를 캠핑장에서 고기 구을 때 피어오르는 연기나 쓰레기 소각 연기와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건물화재에서는 가전제품, 플라스틱류 및 가구류 등이 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염화수소, 시안화수소, 포스겐 등 맹독성 유독가스가 다량 포함된 연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독가스는 조금만 흡입해도 생명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짙은 연기는 연기입자에 불빛이 막혀 빛이 투과할 수 없으므로 손전등도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짙은 연기속에 고립되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공포심이 유발되며 패닉상태에 빠지기 쉽다.
아파트 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창문을 통해 배출되기도 하지만 현관문이 열려 있는 경우, 계단실을 따라 위로 연기가 올라간다. 계단실은 지상의 피난층, 피난안전구역 혹은 옥상까지 피난통로이기도 하지만 화재시 굴뚝 역할을 할 수 있어 계단실을 통한 대피도 매우 주의해야 한다.
계단실형 아파트 거실 화재시 다량의 연기가 계단실에 유입되는 경우는 주로 3가지다.
첫째, 화재가 발생한 호실의 거주자가 대피하면서 현관문을 열어놓고 대피하여 연기가 계단실로 올라가는 경우다. 자기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모두 대피했으면 현관문을 닫고 나가야 계단실로 연기 유입이 적어 윗층에 사는 사람들이 대피하기 수월해진다.
둘째,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차가 도착하여 소방관이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을 위해 화재가 발생한 호실의 현관문을 열 때 다량의 고열·고농도 연기가 계단실로 유입되기 때문에 계단실은 위험한 장소로 변한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면 의류 등을 흔들어 구조신호를 보내거나 119로 전화하여 자기 위치(아파트명, 동, 호수)를 알리고 구조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다. 119로 전화하면 119에서 구조대상자 위치를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무전으로 알려주고 소방관들이 그 사람을 구조하러 가기 때문이다.
셋째,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계단실을 따라 연기가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연기가 계단실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연설비라는 소방시설이 설치된 아파트의 경우에는 계단으로 대피하기가 비교적 안전하다 할수 있다.
건물화재로 인해 계단으로 대피하던 중 계단실에서 연기에 질식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사람이 늘어가자 소방청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화재시 피난요령을 ‘불나면 대피 먼저’에서 ‘판단하고 행동하고’로 개정해 국민에게 홍보를 하고 있다.
‘불나면 대피 먼저’가 무슨 잘못된 피난요령이었던가? 아니다. 화염이 거센 화재를 소화기 등으로 무리하게 불을 끄려고 하다가 화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또한 자기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집 밖으로 대피했다가 귀중품 등이 생각나서 가져오려고 화재가 발생한 집에 다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기도 했다. 점포 등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면서도 돈 등을 챙기다보니 빨리 대피하지 못해 목숨을 댓가로 지불해야만 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환자들을 두고 자기 혼자만 대피할 수 없어 환자를 돌보면서 대피를 돕다가 끝내 연기에 질식해 숨진 의인 간호사도 있었다. 유독한 연기가 급속하게 실내에 차오르는 경우를 당하면 몇 분내에 쓰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재 발생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그 무엇보다도 ‘불나면 대피 먼저’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불나면 대피 먼저’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피난요령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나면 대피 먼저’가 무조건 빨리 계단으로 대피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유독한 연기가 많은 계단실로 대피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자 소방청 등 관계부처는 ‘판단하고 행동하고’로 개정해 사례별로 정리하여 화재시 피난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그 내용의 핵심은 화재발생시 계단을 통해 대피하고자 할 때 무조건 행동하지 말고 현관문을 조금 열고 계단실에 연기가 많은지 혹은 없는지 등을 살펴서 연기가 많아 대피가 곤란하면 현관문을 다시 닫고 다른 피난방법(경량칸막이, 대피공간, 하향식피난사다리, 완강기 등)으로 대피하거나 그것도 곤란하면 집에 대기하면서 119로 전화하여 자기 위치를 알려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 대기할 때에는 화장실 환기구 등으로 연기가 유입될 수 있어(아파트 건축구조에 따라 다름) 화장실 문틈, 베란다 우수관 틈새 등을 젖은 수건 등으로 막고, 현관문과 창문 등 문틈을 막는 것이 좋다.
아파트 각 호실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피를 위해 비상벨이 울리도록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비상벨이 울릴 때 자동화재탐지설비 수신기에 표시된 화재위치(동, 라인, 호수 등)를 포함한 대피방송을 신속히 하여 입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거나 혹은 집안에 대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입주민은 평소 자기집에서 대피경로가 몇 개이고 피난시설 사용방법을 알고 한번이라도 젖은 수건 등으로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벽을 짚으면서 대피하는 훈련을 하면 좋다. 아파트관리소에서 화재 방송을 하거나 혹은 비상벨 등이 울리면 신속한 대피를 먼저 생각하되 무조건 대피하려고 하지 말고 ‘판단하고 행동하고’를 기억하고 차분하게 ‘살펴서 대피하여’ 소중한 생명을 화재로부터 지키내길 바래본다.

/김용일
전주덕진소방서 현장대응1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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