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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개암사, 늦가을 슬로우 관광으로 ‘최고’


박동현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5일
가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찬 기운 머금은 바람이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한다. 그러한 바람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을산 나무들은 마지막 단풍 옷 뽐내기에 안간힘을 쓴다. 초봄에 여린 살결로 세상을 찢고 나와 여름 내내 청청했던 잎들이 단풍으로 교태를 부리고 있다. 하지만 나무를 지켜야 하는 게 잎들의 마지막 소임. 나무의 영양과 수분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단풍든 자신의 몸을 나무 아래 땅 위로 떨어뜨려야 한다. 땅바닥에 나뒹굴며 늦가을의 정취를 한층 더해주며 겨울을 맞이한다. 싸늘한 날씨 탓에 이렇다 할 여행지를 물색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슬로우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부안 개암사와 주변 먹거리 여행을 추천해 본다.
/편집자 주




자연과 함께하는 ‘슬로우 관광’


그렇게 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지켜왔다.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잎이 지고, 겨울을 보내기를 1000번 이상을 해왔다.
부안 상서면 감교리에 위치한 ‘개암사’.
634년 백제 무왕(35년) 묘련왕사가 창건, 부안 내소사와 더불어 대표적인 천년고찰로 손꼽힌다.
이러한 개암사는 가을 향기로 가득하다.
특히 주차장에서 개암사를 향하는 길.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을 지나 늦가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자연을 마시고 천천히 내뱉는 순간 마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냉기 어린 바람이 오히려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개암사에 도착할 쯤 오른편에 위치한 널따란 녹차밭이 발길을 머물게 한다.
불이교를 지나 짧은 조용한 숲길 사이로 울금바위가 얼굴을 내민다. 발길이 이어질 때마다 바위 아래 개암사 대웅전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 개암사 동종
ⓒ e-전라매일
↑↑ 개암사 산신대재
ⓒ e-전라매일

천년의 세월 느끼는 늦가을 여행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개암사 내에는 여유로움 속에 볼거리가 다양하다.
역사 공부도 가능하다.
통일신라시대 백제부흥운동을 펼쳤던 우금산성 아래에 자리한 개암사는 백제 유민의 망국의 한을 위로하고자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중창했다고 전해지는 역사적인 곳이다.
개암사 정면에 위치한 대웅보전(보물 제292호). 팔작지붕 다포식 건물로 장중함을 느끼게 한다.
내부의 충량머리, 공포 살미끝의 용머리, 봉황머리가 눈길을 끈다.
불단 위의 화려한 닫집은 세련미를 더해준다.
또한 영산교주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좌우에 관음, 세지, 문수, 보현, 아미타, 다보여래를 협시불로하는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269호), 용으로 장식된 동종(전라북도 유형문화제 제126호),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열여섯 나한들이 있는 응진전 16나한상(전라북도 유형문화제 제179호), 청림리 석불좌상(전라북도 유형문화제 제123호) 등도 사찰의 분위기에 걸맞다.
개암사 뒷산을 감고 있는 부처님 얼굴모양의 울금바위도 또 하나의 볼거리. 울금바위를 병풍으로 한 개암사의 대웅전은 한층 더 품위와 당당함을 더해준다.
또 울금바위를 비롯해 3960m에 달하는 우금산성이 좌우로 펼쳐져 있다.
이 산성은 660년 백제 의자왕이 나당 연합군에 항복한 이후 복신과 도침 등이 일본에 있는 왕자 풍을 맞아 왕으로 추대하고 백제부흥을 줄기차게 벌였던 최후의 항거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 개암사 대웅보전
ⓒ e-전라매일

기능성 소금 ‘죽염’의 원산지, 개암사


개암사에서는 불가 스님들 사이에서 위장장애 등을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전해 내려온 소금이 있다.
대나무에 곰소 천일염을 다져 넣고 1500℃의 고열에 9차례 가열해 응축된 소금원액을 가루로 낸 양질의 소금인 ‘개암죽염’이다.
죽염은 1300여년 전 진표율사가 제조방법을 전수한 이래 지난 1988년 개암사 주지스님으로부터 제조비법과 전수를 거쳐 ‘개암죽염’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불가비방의 민간 향약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 몸속의 독을 없애주는 해독작용과 살균작용을 통한 해열작용, 주근깨 및 기미 예방, 정혈작용, 소염작용, 체질개선, 항균작용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개암죽염의 주 원료인 곰소 천일염은 천연미네랄이 풍부한 곰소바닷물을 태양열로 증발·건조시켜 만든 최고의 소금으로 평가되고 있다.
쓴맛을 내는 간수 성분인 염화마그네슘(MgCl2)의 함량이 적고 마그네슘(Mg) 역시 타 지역의 천일염보다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바닷물 비중을 1.8% 가량 끌어 올려 26.5%의 비중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비중이 초과될 경우 간수로 배수해 재사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쓴맛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다 곰소 앞바다의 각종 잡어들과 곰소 천일염의 환상적인 조화로 생산된 곰소 젓갈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 젓갈로 꼽힌다.
김장철을 맞이한 지금. 전국의 관광객들과 주부들이 곰소 젓갈 구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즐거운 여행을 포기할 수만은 없다.
늦가을, 초겨울의 여유로움을 부안 개암사에서 느껴보고 곰소 젓갈시장, 젓갈단지도 둘러보며 맛깔 난 젓갈정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박동현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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