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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학자 서종원, 고향 위도의 삶 ‘위도별곡’에 담아


박찬복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7일
ⓒ e-전라매일
■음력 정월 초사흘 열리는 위도띠뱃놀이
전북 부안군 위도면 대리마을에 전승되는 위도띠뱃놀이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근거해 정리해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2-3호인 위도띠뱃놀이는 대리마을의 마을굿이다. 매년 정월 초사흗날 어민들의 풍어와 마을의 평안 등을 기원하는 마을 공동제의이다. 그 역사는 수백 년으로 추정된다.
원래 ‘띠뱃굿’ 등으로 불렸다. 그랬던 마을굿이 1978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띠뱃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원당에서의 당굿을 치른 뒤, 마을 앞 부둣가에서 용왕굿을 올리고 띠로 만든 배를 바다에 띄우는 의식과 다채로운 놀이가 있어 ‘띠뱃놀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위도띠뱃놀이의 여러 의식 중엔 원당굿이 있다. 마을의 어선마다 갖고 있는 오색의 뱃기에 일년 동안 모시게 될 뱃신을 내림 받고 풍어를 기원하는 의식을 마을 왼편에 우뚝 솟은 높은 산 정상에 있는 원당에서 치른다. 선주들은 원당굿을 할 때 무녀한테서 내림 받은 뱃신을 일년 동안 모신다.
주산돌기라는 의식도 있다. 작은 당에 해당하는 마을 여러 곳과 우물들을 돌아오면서 당밥(한지에 싼 밤·대추·곶감 등)을 묻거나 간단한 음식을 차린 뒤 농악을 울리면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절차다.
원당굿과 주산돌기를 하는 동안 마을 앞 부둣가에서는 띠배를 만들고, 용왕굿을 준비한다.
띠배는 띠풀과 짚, 싸리나무 등을 함께 엮어 길이 약 3m, 너비 약 2m 정도의 모형배를 만들고, 띠배 안에는 떡, 밥, 고기, 나물, ·과일 등을 넣고 ‘제웅’이라는 허수아비도 만들어 세운다.
용왕굿을 마치고 나면 띠배는 바다에 띄워진다. 모선(母船)이 끌려 마을 앞바다인 칠산바다로 나간다. 호위선 몇 척이 오색 뱃기를 휘날리며 바다 위를 질주하고, 모선에서는 풍물가락에 맞춘 ‘배치기소리’, ‘가래질 소리’, ‘술비노래’ 등이 울려퍼진다.
모선이 끌고 나간 띠배를 칠산바다 한가운데에 띄우고 나면 띠뱃놀이는 마무리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위도띠뱃놀이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세월이 흐르면서 위도띠뱃놀이의 여러 놀이와 의식은 크게 간소화됐다. 오늘엔 단 하루에 모든 굿과 놀이가 끝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위도띠뱃놀이는 정월 초사흘에 시작돼 정월 대보름날까지 이어졌다.

■임인년 위도띠뱃놀이는 2월 3일 열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풍어제 중 하나인 위도띠뱃놀이는 지난 197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통령상은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의 최고상이다.
이런 큰 상을 받은 이후에도 그렇지만 그 이전에도 위도띠뱃놀이는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흗날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그 역사는 적어도 122년 이상이다.
신축년인 지난해 2021년도 위도띠뱃놀이는 2월 14일 열렸다. 그날이 작년 음력 정월 초사흘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간소하게 열렸지만 부안군 관내 정치인, 외지 관광객, 그리고 위도 주민들이 참여했다.
멀리 외국에서도 관광객들이 찾곤하는 위도띠뱃놀이가 올해는 정월 초사흘인 2월 3일 열릴 예정이다.
마을의 묵은 액을 띠배에 실어 영광굴비의 산지 칠산바다에 띄워보내며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위도띠뱃놀이가 열리는 날이면 대리마을 주민과 위도 주민, 그리고 바다 건너 뭍에서 찾아 온 관광객 등이 어우러져 나눔과 화합의 큰 굿판을 펼친다.
ⓒ e-전라매일

■위도띠뱃놀이 전승지 대리마을 출신 민속학자
민속학자 서종원 박사는 위도띠뱃놀이 전승지인 대리마을에서 1974년 태어났다. 지금은 폐교가 된 대리초등학교와 위도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서울 용문고를 졸업했고, 대학은 중앙대학교를 나왔다. 전공이 민속학이다.
고려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중앙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위도띠뱃놀이의 역사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 역사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역사를 적어도 122년 이상이라고 추정하는 건 서 박사의 집안에서 보존하고 있는 ‘원당중수기’라는 고문서 덕분이다. 이 문서는 위도띠뱃놀이의 중요한 의식인 원당제를 지내는 원당을 중수, 즉 낡고 헌 건물을 손질해 고치면서 기록해 둔 문헌이다. 이 중수기를 작성한 연도가 1900년이기 때문이다.
서 박사의 집안은 원당중수기 외에도 적잖은 고문서를 보존하고 있다. 다수의 교지와 완문 등이 있는데, 위도는 물론 칠산바다의 역사와 해양문화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될 고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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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위도별곡’ 출간
해양민속학 전문가 서종원 박사는 고향 이야기를 담은 ‘위도 별곡’을 출간한 바 있다. 2020년의 일이다.
‘위도별곡’은 위도에서 나고 자란 서 박사가 두 가지 화두를 던지고 출발하는 기행문 형식이다. 단순히 두 가지 내용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위도의 자연환경을 비롯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해오는 이야기,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은 낙후된 섬 생활 내용이다. 그저 답답하게만 느꼈던 고향을 벗어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서 박사가 느끼는 삶에 관한 내용과 기대하던 바대로 섬을 떠나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는 다양한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한때 강아지도 조기를 물고 다닐 정도로 돈이 넘쳐나던 위도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스레 위도를 지키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위도 별곡’을 통해 위도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아오길 저자인 서 박사는 기대한다.
서 박사는 본문에서 ‘채석강 옆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위도는 사뭇 비장하면서 신비롭다. 언제나 종잡을 수 없는 바다 날씨처럼 그곳에서 바라보는 위도의 모습 또한 변화가 심하다. 그래도 위도를 넘어 떨어지는 일몰 순간의 황홀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몰을 확실히 보기 위해선 날씨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다만 꼭 일몰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한 번쯤 이곳에서 위도의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라고 위도와 서해의 빼어난 풍경을 얘기한다.
서해훼리호의 아픈 역사에서 새우깡 낚아채는 갈매기, 낚시로 잡아 말려 서울 자식들에게 소포로 보내는 망둥어 얘기, 심청이 빠진 인당수, 죄송하다, 감사하다 말 한번 못하고 떠나보낸 어부인 아버지 이야기까지 위도 속 저자의 삶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진다.
서 박사는 이 책을 펴낼 당시 중앙대 다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다채로운 연구 실적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서 박사는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다.
대표 저서는 ‘그들은 왜 신이 됐을까’와 ‘한국의 근대 놀이문화’다.
연구물로는 ‘위도띠뱃놀이에 등장하는 띠배의 역사성과 본연의 기능’, ‘위도 조기 파시의 민속학적 고찰’, ‘위도띠뱃놀이 원당중수기(1900)’가 대표적이다.
서 박사가 2020년에 펴낸 ‘위도별곡’은 예스케이출판사가 발행했다. 분량은 총 208 페이지다.


박찬복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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