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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러시아 <선봉>·5

‘ 쎈티엔탈리즘’ 달콤한 꿈을 좋아하는 ‘불쌍한 사람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30일
ⓒ e-전라매일
한국의 현대문학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관리·통제되면서 ‘식민지 종속문학’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해외로 망명한 애국지사들이 발표한 작품들에는 당시 한민족의 참상과 소망이 오롯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오랜 세월에 걸쳐 수집·정리한 백제예술대 김동수 명예교수의 글을 통해 민족정신을 되살리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이 자료들은 1924년 소련 블라디보스톡에서 발간한 『先鋒』(1924.7-1926.12)지에 게재되었던 작품들이다.

ⓒ e-전라매일
1. 연해주 고려인들
- 노국에 귀화한 원호인(原戶人)과 귀화 하지 않은 여호인(餘乎人)으로 나뉘어

1920년대 소련의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발간구한말부터 일제의 수탈을 피해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시작된 만주와 연해주 지역으로의 이주한 초기이민자들은 경술국치를 전후하여 1920년대까지는 일제의 침략에 강렬한 항일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30년대 들어 러시아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국에 귀화하는 원호인(原戶人)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인들의 작품세계가 점차 러시아 혁명대열에 동참을 권유하거나 개인적 서정의 경향을 보이고 있어, <선봉>에서는 이들의 유약한 감상성을 비판하고 있다. 시(詩) 하단 ‘【평】’ 은 당시 신문사 편집진에서 응모작(봄노래, 동요)에 대한 평(評)을 그대로 실은 것인데, 이를 통해 당시 <선봉>지 편집진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봄노래]
갔다 갔다 겨울은 갔다 / 찬 바람 타고 겨울은 갔다
왔다 왔다 봄이 왔다 / 회색구름 타고 봄이 왔다
화풍 불어 나무에 스치니 / 스치는 나무에 봄이 왔다
아지랑이 피어 강가에 흐르니 / 흐르는 강가에 봄이 왔다
중달이 떠서 두던에 우니 / 우는 두던에 봄이 왔다
가자가자 어서가자 / 봄동산으로 꽃 꺾으러
봄아, 꽃아, 새야, 나비야 / 불쌍한 사람을 즐기어라

【평】 노력과 사회를 떠난 『고독한 자연』에서 『연애』한 것이니 이 노래는 순정주의(쎈티 엔탈리즘)의 달콤한 꿈을 좋아하는 ‘불상한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으라.
-씬두힌까- 김단, 「봄동산」, <선봉>, 1930. 5. 30.

오련다 오련다 봄이 오련다 / 눈보라 날리던 겨울 속에서
대지의 푸른 빛 덮으려 하는 / 생명의 봄님이 가까워 온다 //(제 이 절은 생략)
눈 속에 묻었던 벌레 무리가 / 사랑의 봄날을 찾으려 하니
추위에 잠자던 우리 인간도 / 오리는 봄날을 마중을 하자

【평】 잠자던 인간이 사랑의 봄날을 활용하자니 할 수 없이 날 수밖엔.
-이만 칠년제 학교- 허길헌, 「봄마중」, <선봉>, 1930. 5. 30.

높고 낮은 저 산 위에 이르러 보면 / 나의 동생 어린 누나 바구니 들고
넷 마을 뒤뜰에서 춤을 추면서 / 삼천리 강산으로 봄 나러 가네
높고 낮은 저 산 위에 봄바람 불면 / 우리 집 어린 누나 풀피리 들고
생명의 찬물에 발 적시면서 / 락원의 꽃밭에 새 노래 듣네
인생의 첫 마당에 봄이 오면은 / 나는야 누님과 손목을 잡고
청춘의 꿈을 따라 헤매이다가 / 골호즈 넓은 들로 봄 따러 가네

‘문학과 예술은 지도적 전위들이 이끄는 급진적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복무해야 한다는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프롤레타리아 리얼리즘 문학론을 펼치면서 개인적 서정의 감상성을 자본주의자들의 유약한 ‘순정주의(쎈티엔탈리즘)’라 비판하고 있다.

동무들! / 일본 제국주의의 / 새빨간 피 묻은 손이 / 조선의 기름진 땅을
움키어 쥔지도 / 금년 오늘이 벌서 / 스물 한 돌이 되었다. -(생략)-
어린 아기 팔목을 끌며 / 눈물과 한숨으로 / 거리에 쫓기어난 / 저들의 참상을 보라!
저들의 갈 길이 어디냐? / 죽음의 길이 아니면 / 혁명의 길이다.
그러므로 나날이 봉화처럼 일어나는 / 조선 각지에 동맹파장, 소작쟁의, 동맹휴학-
이것은 다 혁명의 불꽃에서 / 큰 불이 어느 때든지 / 세차게 일어날 것이다.
-김주형, 「합병의 날-8월 29일에」에서, <선봉>, 1931. 9. 2.

경술국치 한일합병일이 1910년 8월 29일이다. 이 치욕의 한일합병 스물한 돌을 맞이하여 조선 각지, 각처에서 독립 혁명의 불꽃이 봉화처럼 일어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 e-전라매일
2. 동요 「금폭단 은폭단」, 「귀뚜라미」
-‘‘귀뜨라미 가느다란 소리∽달님도 치워서 파랗습니다’

팔뚝 같은 옥수수 / 뚝뚝 따서 삶었네 / 다닥다닥 금싸락 / 쫀득쫀득 맛이야
주먹 같은 감자를 / 푹푹 파서 삶었네 / 폴싹폴싹 은가루 / 돌신 돌신 맛이야
오른 손에 옥수수 / 매고서니 금대포 / 왼 손에 감자를 / 쥐고 보니 은폭탄

【평】 금대포, 은폭탄, 금싸락 은가루- 이 말들은 어린 이들에게 몹시 겨운은 말들입니다. 이 동요에는 어린이보다 자란이의 기분이 더 많은 것이니 동요 읽는 어린이에게 전략(戰略) 전술(戰術)을 베픈 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동요는 말, 동작 – 모든 것이 실로 자연스러운 어린이의 것으로 되어야 합니다. 실례로 아래에 소개되는 동요들을 봅시다:
- 冰山 김락선, 「금대포와 은폭탄(동요)」에서 , <선봉>, 1931. 9. 18.

귀뜨라미 귀뜨르르 / 가느다란 소리 / 달님도 치워서 / 파랗습니다.
울 밑에 박꽃이 / 네 밤만 지면 / 눈 오는 겨울이 / 찾아온다고
귀뜨라미 귀뜨르르 / 가는다란 소리 / 달밤에 나무잎이 / 떨어집니다.
- 「귀뜨람이」, <선봉>, 1931. 9. 18.

【평】 동요 작가가 많이 나오기를 갈망하는 동시에 이 동요들은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리 하는 일이므로 소개합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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