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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 눈> 아버지, 그 쓸쓸한 이름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21일
ⓒ e-전라매일
-호미도 날이언 마는 / 낫같이 잘 들 리 없습니다.
아버님도 어버이시지마는/ 어머님같이 나를 사랑하실 분이 없습니다. -
가부장제도가 만연했을 시대에 감히 아버지의 권위를 낮춰서 표현한 이 글이 씌었다는 것이 조금 의아스럽지만, 어쨌거나 위 시조에서조차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를 능가할 수 없다고 노래한다. 그러나 이 땅의 아버지들은 2~30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무소불위의 권위를 누리며 땅땅거리고 사셨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던 우리의 아버지들이 물질이 넘쳐나고 자유가 넘쳐나는 현시대에 이르러 차츰차츰 발밑이 무너지는가 싶더니, 어느 틈엔가 슬그머니 설 자리가 좁아져서 쓸쓸하고 힘 빠진 뒷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가정 안에서도 자녀들의 응원을 업고 서서히 어머니의 말발에 힘이 실리고, 사회생활에서도 여성이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던 시대는 끝났다. 능력으로 맞받아치며 당당하게 일어서는 여성들 - 이제 ‘암탉이 울면 계란이 생긴다.’ 고 말하는 시대다. 아직도 여성차별이 남아있는 계급사회가 있다고는 하지만 옛날에 비하면 여성의 지위와 발언권이 엄청난 힘을 갖게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많은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날들이 이어지는데, 특히 어버이날을 즈음해서 여기저기서 효도를 몰아서 하느라고 감동적인 사연들이 꼬리를 물었다. 여기서도 돋보이는 건 단연 어머니였다. 모두들 어머니 이야기에 목이 메는데 아버지 이야기는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한 것이 어머니뿐이겠는가? 평생을 야생의 밀림 같은 사회와 맞서서 가족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왔던 아버지들이 아니었는가?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힘 빠진 모습으로 한쪽 구석에 서 있는지 짠한 마음이 든다.
웃는 이야기로 “나이든 남편이란 집에 두고 나가자니 걱정덩어리, 데리고 나가자니 짐 덩어리, 마주보고 앉으면 웬수 덩어리”란다. 월급은 아내의 통장으로 들어가고, 맘 놓고 돈 한 번 못쓰며 용돈 타서 쓰던 남편이 퇴직하고 들어앉으면, 하루 세 끼 밥 얻어먹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니...
아들이 성인이 되어 한 여자의 남편, 귀여운 손자손녀의 아빠가 되고 보니 이 땅에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가는 일이 참 안쓰럽고 쓸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쓸쓸한 아버지들이여! 또 언젠가 지금의 아버지처럼 쓸쓸한 모습이 될지도 모를 남편들이여! 바깥 생활에만 공을 들이느라 가족과의 소통을 무심히 지나쳐버리지는 않았는지, 물질로 채워주기에만 급급해서 아픈 곳을 헤아리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방법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이제라도 찬찬히 돌아 볼 일이다.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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