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월정리 역에서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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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평야 두루미 떼는 북녘하늘 향해 잘도 날아오르건만 병 깊은 철마는 여전히 달릴 수 없다
떠나는 사람도 찾아오는 이도 없는 간이역 거미 한 마리가 텅 빈 대합실을 지키고 있다
허공을 기워 넣는 닳아진 마디 차마, 끈적끈적한 끈을 놓지 못한다 철마보다 검게 타버린 늙은 거미 남과 북을 이어줄 씨실과 날실 내장이 다 빠지도록 뽑아내고 있다
누군가를 마중 나왔다 되돌아가는 무거운 그림자 박제된 철마 마디마디 한반도 지축을 뒤흔들 듯 선지 빛 기적소리 요동친다.
<시작노트>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남 과 북, 언제쯤이나 남과 북의 환호성 속에 활기찬 기적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몇 해 전 찾아가본 월정리 역, 녹슨 철로 위를 금방이라도 달려올 듯한 기차, 하지만 목이 길어진 기차는 70년이란 세월을 아직도 멈추어 서 있다. 요즘같이 남북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시대에는 더욱 간절해지는 펑화통일, 씨실과 날실 끊임없이 뽑아내는 저 거미처럼, 우리 모두의 염원은 계속될 것이다. 머지않아 역무원의 푸른 깃발과,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기적소리가 한반도에 울려 퍼지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황보림(경순) 전북시인협 편집위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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