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전주 기린봉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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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서로운 갈기 세우고 동문(東門)밖에 엎드러져 긴 모가지 자랑껏 쭉 뽑아 부스스한 온 고을에 일출을 늦추고선 출근시간 붙잡고 늘어져 나뒹구는 심술도 아는 넌 나처럼 심술궂은 철딱서니구나.
이제 네 갈기는 석화(石化)된 채 남고산성으로 뻗어 내려 완산벌 좁은목에 선봉장이 되고 네 목은 멍 퍼렇게 치명자로 죽어 전주천이 되었구나.
기린토월(麒麟吐月) 아, 상서롭게 내미는 달은 기린이 토해낸 지루한 하루가 온고을을 휘감고 주저앉을 즈음에 남고모종((南固暮鐘)이 단아한 목소리 은근히 튕겨내면 신흥중고 열공교실 훔쳐보는 똘방진 기린의 샘난 눈동자로구나.
<시작메모> 어느 날 문득 기린봉에서 내려다보니 신흥학교 뒤편 서원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를 상상하다 한편의 시를 써 보게 되었습니다. 전주에서 태어나 60년이 훌쩍 넘도록 이곳을 지켜오며 전주8경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변해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정영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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