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 눈> 국민이 국력이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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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버스를 타고 가다 우연히 보았다. 삼십 육칠 년 전 두 아이를 출산했던 산부인과가 휴업 상태인 것을. 한때 수많은 임산부들이 햇덩이 같은 아이를 기다리며 드나들던 친정 같은 곳, 갓 태어난 신생아들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산모와 가족들의 웃음소리로 술렁였는데, 차츰 분만이 줄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합계 출산율은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요즘 신세대들의 결혼관이 바뀐 지 오래다. 언제부터인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 여러 가지 복합사항에 맞물려 일부 젊은이들이 결혼을 꺼리게 되고 자연적으로 출산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1960년대 어머니들은 보통 5~6명의 아이를 낳았고 마을 어귀마다 시끌벅적 사람 사는 냄새가 정겨웠다. 풍족하지 않았지만 조그마한 간식거리도 나누어 먹으며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형제자매 우애가 돈독해가던 시절이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놀이터에서 무리 지어 노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곤 했는데 요즈음 놀이터는 너무 조용하고 허전함마저 감돈다. 삼십 중반의 결혼한 딸이 세 번째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미 10살 8살 두 딸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기에 깜짝 놀라 셋이나 어떻게 키울까 당혹해하는데, 수화기 너머 딸의 목소리는 아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뻐했다. 이내 염려스러워 하던 나 역시 외손주 볼 생각에 가슴 설레었다. 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가! 새 생명의 탄생은 참으로 신비롭고 숭고하다. 앞으로 40년 후 2060년쯤에는 생산가능 인구가 절반 수준이라니 참으로 아찔하고 서글픈 미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소수이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가정이 어려워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리는 현시대를 우리는 한 번쯤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한때 헐벗었던 산봉우리가 가지마다 이파리 피워내 마침내 장엄한 산봉우리로 거듭나지 않던가!, 어깨를 둘러싸고 비바람 막아 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면 씩씩하고 건강한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듯 에너지가 솟고 생명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느낀다. “국력은 국민이다.”지극히 가슴에 와 닿는 슬로건이다, 출산은 우리의 크나큰 인력자원이다. 하루빨리 경제가 안정되어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싶은 사회, 아이 낳고 싶은 사회로 거듭 발전하여 저 울창한 산봉우리처럼 에너지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우뚝 올라서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황보림(경순) 시인 전북시인협회 편집위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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