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빛으로 그린 그림 이야기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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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카메라를 도구로 해서 어둠상자에 빛과 시간을 가두고 음영하는 예술이다. 그러므로 빛과 조리개를 이해해야만 원하는 심상을 CCD 센서에 녹여낼 수가 있다. 세상의 모든 물체는 빛이 비추어져야 자기 색을 드러낸다. 마치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본연의 색깔을 드러내는 인간처럼 말이다. 생각해보니 젊은 시절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망원렌즈를 즐겨 사용했던 것 같다. 심도를 얕게 해 도드라지는 피사체 외의 나머지는 희미하게 뭉개져서 배경으로 존재했고, 나의 주제는 늘 그렇게 내 시선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광각렌즈를 선호하고 있다. 조화로움에 유리한 넓은 화각 때문이다. 인생은 세상을 어떤 프레임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곧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사진을 왜 찍는가? 사진에는 내가 나오지 않아도 내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사진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부터 지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늘 다니던 길의 익숙한 풍경도 하루하루가 새로운 풍경이어서 휴대전화로 찍고 또 찍는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것처럼 마음은 설레고, 삶이 그만큼 풍요로워졌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는 게 아니고 사유하는 사람이 찍기 때문에 시가 걸어가는 방향과 렌즈가 바라보는 방향은 같았다. 나는 늘 카메라를 들고 살지만, 정작 내 사진은 별로 없다. 카메라 뷰파인더는 자기를 들여다보는 거울과 달라서 타인을 내다보는 창문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창의적 시각과 철학적 배경이 좀 부족하더라도 자신에게 멈추지 않고, 늘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자연히 나의 시도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먼저 관찰하게 된다. 사진과 시가 만난 덕분이다.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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