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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 눈] 목가적 사색을 통한 자기 성찰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6일
ⓒ e-전라매일
최근 코로나가 델타 변이를 일으키며 4자리 수 확진자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4차 유행을 공식화하고 있다.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며 빛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다시피 하는 어려운 상황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들은 코로나 증후군이라 불리는 무기력과 의욕 상실, 우울감의 증가 등 일상이 피로감에 젖어 삶의 질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코로나 현상이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주화朱火라 불릴 만큼 뜨거웠던 여름이 처서를 고비로 한풀 꺾였다. 더위와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알고나 있는 듯 아침저녁으로 댓잎을 흔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자연은 항상 경이롭다. 정확한 흐름으로 사계를 만들고 삼라만상의 무쌍한 변화를 이끌어 간다. 이 계절 코로나로부터 벗어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트막한 산길을 오르며 사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남고산 억경대 가는 길을 즐겨 오른다. 도심을 약간 비켜 난듯한 고즈넉한 풍경이며 도심 속에 시골 풍경을 간직한 한적한 길이 너무 좋아 사색에 잠기곤 하는 길이다. 사색하고 사유하는 것은 욕심과 오만을 버리고 자신을 성찰하며 생기에 가득 찬 생의 새로운 방향을 타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의식의 연속성을 통해 자아를 정의하려 했던 17c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느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냐를 결정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냐는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를 결정한다. 인간의 행동은 인간의 사고를 가장 잘 보여 준다”라고 말했듯이 사색은 인간의 행동에 결정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격조 높은 인격을 고양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견훤의 웅대한 결의가 숨 쉬는 성터를 따라 오솔길을 걷다 보면 한참 향기를 품어 내는 농염濃艶한 나무들이 말을 걸어올 때쯤 어느새 맑게 개인 머릿속엔 뭔지 모를 새로움이 돋아나고 가슴을 때리는 울림으로 숙연해지기도 한다.
청정하다 못해 푸르디푸른 바람결을 스치며 걷는 길은 때로 지나온 날들을 뒤돌아보게도 한다. 나 자신답게 살아왔는지, 잘 살아왔는지 무수한 편린들이 머리를 스쳐 간다. 이제 지나간 날의 후회는 부질없는 일이고 내가 살아왔던 삶과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고사의 깊고 은은한 동종 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는 석양의 하산길은 가슴에서 무거운 돌덩이 하나를 내려놓은 듯 후련하고 개운하다.

/이내빈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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