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26 14:11:3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뉴스 > 요일별 특집

[문학칼럼-시인의 눈] 오유지족(吾唯知足)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14일
ⓒ e-전라매일
가을의 중심으로 깊이 들어온 참 좋은 계절이다. 옛사람들이 시월을 상달이라 하여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하고 하늘과 땅에 감사를 드린 이유를 알 것 같다. 드높은 하늘 청량한 바람, 저절로 뼛속까지 맑아지는 이 오묘한 기운을 시월은 가져다준다. 그러기에 여기저기에서 비록 코로나로 묶여있지만 축소하고 조심하며 나름 알차게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렇게 잠시나마 답답한 마음을 떨쳐내고 맑은 계절 속에 잠겨보면서 오늘 읽은 사자성어를 곱씹어 본다.
‘오유지족(吾唯知足)’~ 오유지족이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직 자신에 대해 만족하라는 가르침이 담긴 말이다. ‘나 스스로 오직 만족함을 안다.’라는 뜻의 이 글자는 네 글자 모두에 입구(口) 자가 들어간다. 생각을 드러내어 말하는 것도 입이요, 먹고 사는 일도 입이니 네 글자 모두 입을 두고 경계한 사자성어인 것 같다. 비슷한 말로 ‘안분지족’도 이와 뜻이 같은 말이다.
지금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분수를 알아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자는 말일 테지만 어디 그것이 쉽기만 한일이겠는가?
모름지기 자신의 능력과 분수를 알고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뜻인데, 권력이든 재물이든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지려고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세상이다. 평범한 소시민에게야 그저 눈꼴 사나운 일에 귀 막고 눈 가리고, 입이 있어도 말을 보태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
누구는 밥을 위해 천신만고 벼랑에 서기도 하고, 누구는 불과 몇 개월의 퇴직금으로 가늠하기도 어려운 돈을 손에 쥐기도 한다니 상대적 박탈감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피눈물이 나기도 하겠다. 그러나 옆에서 툭툭치고 치솟는 사람들에게 기가 질려, 공연히 좌절하고 분노하고 애꿎은 분풀이를 해서도 안 될 일이다.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억지를 부린다 해서 될 일도 아니니, 나 스스로 자신을 다독이며 분수에 맞춰 사는 것도 세상을 건너는 지혜이지 싶다. 이 또한 극한 상황에 내몰려보지 못한 배부른 자의 입에 바른말이라고 질책한다면 할 말이 없다. 형편이 어려운 유년을 건넜으나 어찌 되었건 많은 사람의 은혜를 입고 교단에 섰던 사람이니 당장 밥을 위해 고층 아파트 외줄에 매달리는 극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므로... 끝으로 많은 사람에게 맑고 밝은 가르침을 주고 가신 법정 스님의 글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 내가 가진 것보다 /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는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적게 가졌어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섰을 때이다./그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 가난하게 되돌아 보인다. (법정스님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 중에서)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14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인물포커스
교육현장스케치
기업탐방
우리가족만만세
재경도민회
기획특집
살아서 돌아오라, 살려서 돌아오라!  
김제시, 안전한 식·의약 환경조성과 감염병 예방 집중  
군산시민을 위한 일자리가 뜬다  
남원시, 스프링피크 맞아 자살 사망 예방 집중관리 총력  
초록물결 ‘제21회 고창 청보리밭축제’ 로 오세요  
깊은 고민으로 공간에 입체감 입혀… ‘희망의 장수’로 새단장  
‘드론실증’ 통해 남원형 드론 활용서비스 모델 구축  
공감과 소통으로 민원서비스 듬뿍! 민원만족도 채움  
포토뉴스
전북대, ‘글로컬대학 비전선포식’ 개최
전북대는 25일 국제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글로컬대학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이날 비전선포식에는 양오봉 총장을 비롯해 교 
국립전주박물관, ‘문방사우를 찾아라’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누리과정(5~7세)과 연계한 단체 교육프로그램 문방사우를 찾아라를 4월부터 7월까지 총 10회 운영한다. &l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문화 세계화를 위한 발판 마련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이하 전당)은 지난 4월 3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방문해 ▲세종학당재단의 유럽거점과의 전통 
국립군산대학교 김정숙 교수, 개인전 ‘숨’ 개최
국립군산대학교 미술학과의 김정숙 교수가 오는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회는 전북 
전통문화전당 전주공예품전시관 공예주간 전라도 일반참여처 모집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2024 공예주간’ 행사에 함께할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 작가와 단체 등의 일반참여처를 오는 17일까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55. 남양빌딩 3층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인·대표이사/회장: 홍성일 / 편집인·사장 이용선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