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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원 작> 봉하노송의 절명 제45회-오래된 생각이다 18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4일
ⓒ e-전라매일
  경찰의 중재로 보수단체 회원들은 사저에서 약 300여m 가량 떨어진 봉하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데 기자회견 도중에 일부 주민이 플라스틱 재질의 공사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던져 취재진이 다칠 수 있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봉하마을 주민들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40여 분 전부터 마을회관의 스피커를 통해 대중가요를 크게 틀었다. 봉하노송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에 봉하마을 주민들은 그렇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봉하마을 주민들은 “본격적인 모심기를 앞두고 농사일에도 일손이 모자라는 판에 봉하노송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터무니없는 보수단체의 기자회견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봉하마을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 와서 이런 식의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여름부터다. 지난 해 7월, 여러 보수단체의 회원 10여 명이 봉하마을을 찾아왔다. 이들은 봉하마을에서 국가기록물 유출 사건과 관련된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엔 보수단체 회원 40여 명이 봉하마을에 찾아 왔다. 사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봉하노송의 구속수사 및 국회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기자회견장에 봉하마을 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나타나 거칠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부산에서 온 시민”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남성은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달려들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봉하노송의 대검찰청 소환이 임박한 지난 달 27일 오전, 봉하마을 주민 40여 명은 마을광장 인근에 모였다. “메이히로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결국 소환조사로 보여주는 것에 대해 항의한다.”면서 “우리들의 억눌린 마음을 김해시민과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전직 대통령 예우가 소환조사란 말인가?”, “망신 주는 소환조사, 메이히로 정부 각성하라!”, “언론들이여, 품위 있는 취재를 바란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가곡 ‘고향의 봄’을 합창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여름 이후, 봉하마을을 찾아 온 보수단체 회원들과 봉하마을 주민들 사이에 가장 큰 충돌이 벌어진 것은 이레 전인 지난 15일이다.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을 상대로 봉하마을 주민들이 벌인 충돌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일부 주민은 농기구를 들고 설쳤고, 한 주민은 트랙터를 몰고 나왔다.
그날 봉하마을 주민들은 보수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려고 마을회관의 스피커를 크게 틀었다. 그 스피커소리는 사저까지 들렸다. 약 40분 동안 마을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진 대중가요를 들으면서 봉하노송은 망연자실했다.
“검찰에 촉구한다! 사기꾼 노무현을 구속하라! 뇌물꾼 노무현을 구속하라!”
그 날 기자회견장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외친 구호다. 봉하노송은 이 구호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 봉하노송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외침이었다.
그날 이후, 사저는 예전 보다 더한 정적 속에 파묻혔다. 비서관등 사저 근무자들이 출근할 뿐 사저를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남정청송 역시 이 무렵부터 사저엔 찾아오지 않았다.
봉하노송의 심신은 더욱 쇠약해졌다. 이명이 심해졌고, 때론 환청도 들리기 시작했다.
“검찰에 촉구한다! 사기꾼 봉하노송을 구속하라! 뇌물꾼 봉하노송을 구속하라!”
지난 15일 이후, 이 구호가 봉하노송의 귀청을 울렸다. 이 구호를 환청으로 들을 때 마다 봉하노송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봉하노송을 ‘사기꾼’ 또는 ‘뇌물꾼’이라고 낙인 찍었던 그날 보수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봉하마을 아낙들은 스크럼까지 짰다. 한 주민은 취재진에게 공사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집어 던졌다.



시절은 본격적인 농사철이다. 모심기를 앞두고 있다. 봉하마을 주민들은 농사일을 하는데도 일손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 보수단체 회원들의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봉하마을 주민들이 일손을 놓고 나섰던 것이다.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봉하마을 주민들의 농사일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이레 전과 같은 난리가 또 벌어진다면 감옥으로 끌려가는 주민도 나올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이다. ‘사기꾼’ 또는 ‘뇌물꾼’으로 몰려 있는 봉하노송이 법정 구속되지 않는다면 보수단체 회원들의 봉하마을 방문횟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머릿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까지 감안해서 봉하노송은 오래 된 생각을 다시 꺼내 들었다. 더욱 쇠약해진 심신도 오래 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재촉하는 것 같았다.
지난 달 하순, 한 지인은 봉하노송에게 이런 귀띔을 했다.
“노송님, 죄송하지만 한 가지 소문이 떠돌아 알려 드릴까 합니다. 무림처사라는 모 신문사의 대표가 신문사에서 공개적으로 예언을 했다는데, 글쎄 노송님이 적어도 한 달 안에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지 뭡니까?…”
그 지인이 어렵사리 그런 귀띔을 한 것은 다름 아니다. 봉하노송은 워낙 강한 사람이라서 걱정이 안 되는데, 상대적으로 약한 봉하부인을 예의주시하라고 신신당부하기 위함이었다. 지인의 그런 귀띔을 전해 듣던 날, 봉하노송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날 이후, 벌어진 일들이 결코 예사롭지 않게 돌아갔다. 그 무렵부터 봉하노송은 자살의 방법, 자살의 일시와 장소 등을 남몰래 고심해 두었던 것이다. (계속)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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