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소리, 朗讀聲 -下
세상이 힘들수록 글 읽는 소리가 더욱 절실한데도 투기꾼들의 몰빵 소리가 더 요란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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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따분하고 지루하지만 계속 반복하면 은근한 맛이 우러나서 읽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든다. 글자들이 슬금슬금 다가와 잠든 나를 깨운다. 같이 놀자고 꼬드기며 온갖 교태를 부린다. 못 이긴 척 입을 열면 금방 친구가 되고 한 몸 되어 나를 감는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뒹굴며 입 맞춘 진한 사랑은 배가 불러야 끝이 난다. 차곡차곡 쌓인 지식의 숨결은 포만감은 일으키고, 뿌듯한 자부심은 나만의 희열이다. 마침내 작별을 고해야 할 때가 되면 결심이 필요하다. 석별의 아쉬움 때문이리라. 카랑카랑한 글 읽는 소리에 설렌 이웃집 처녀 자신도 모르게 월담 했다는 조광조와 정인지의 얘기는 가슴 찡한 울림을 준다. 조광조를 죽인 남곤이 처가 되고, 어딘가로 이사를 가버린 정인지에 대한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다던 뜨거은 가슴, 낭독성이 만들어낸 서글픈 러브스토리다. 어린 아들이나 예쁜 손주가 또박또박 읽는 글 소리가 그렇게도 자랑스럽고 귀여울 수가 없었다던 친구들의 얘기가 아니어도 책 읽는 소리는 언제 어디서나 듣기 좋은 음악이다.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최고의 소리 명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소리를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침묵이 금이 되고, 이웃에 방해되며 옆 사람엔 스트레스로 금기시되고 있음이다. 최근에는 CD나 여러 기계 장치 등으로 대독한 세상이 되었지만 그마저 벌써 식상해 버렸다. 오히려 기쁨(?)을 주는 오락과 먹방 프로그램들이 더 인기다. 세상이 힘들수록 글 읽는 소리가 더욱 절실한데도 투기꾼들의 몰빵 소리가 더 요란하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영끌에 울고 웃는 말초적 희노애락이 방방곡곡을 진동한다. 재앙 되어 되돌아오는 신기루에 목숨 건 하루하루 삼천리는 투기 실력만 늘어간다. 애달프고 애달프다. 정녕 다산의 당부는 박물관에만 있어야 하는 것인가?
양태규 옛글 2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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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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