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화산공원 봄맞이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5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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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고, 날씨도 제법 따뜻하다는 예보를 듣고, 서둘러 화산공원으로 나섰다. 좀도둑처럼 예고도 없이 조용히 화산공원에 들어와 앉아 있을 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거뜬했다. 반환점인 서신동 롯데아파트 뒤에 이르렀을 때였다. 길가 국수나무 군락 속애서 길마가지나무가 꽃송이 몇 개를 달고 서 있었다. 반갑게 스마트 폰에 담고 있을 때, 한 분이 다가와 나무의 이름을 물었다. 향기가 천리향보다도 더 진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름을 아는 사람을 만나지 못 했단다. 인동과의 낙엽 관목인 길마가지나무는 이른 봄에 매력적인 향기와 아름다운 꽃으로 길을 막아선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또 하나의 꼭지에 머리가 둘인, 특이한 모습으로 붉게 익는 열매가 길마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확신이 없지만, 길마를 모르는 이에게 길마가지나무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둘이서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두 여인이 다가왔다. 꽃에 코를 대고, 한껏 들이마시더니, 정말 향기가 그만이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욕심이 생긴다는 듯이 두 손으로 뽑으려고 했지만, 끔쩍도 하지 않자, 겸연쩍고 허탈한 듯이 웃기만 했다. 삼거리 정상에 올라 나무계단을 따라 반대쪽으로 내려갔다. 그곳 산책로 변에 있는 길마가지나무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아직 꽃을 볼 수 없어서 서운한 마음으로 돌아서려는데, “콕” “콕” 하고 나무 찍는 소리가 들려왔다. 딱따구리가 먹이를 탐색하기 위해 나무를 “콕” “콕” 찍고 다니는 동작은 재빠르다. 쉽게 눈에 뜨이지도 않지만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노다지를 발견하면 다르다. 먹이를 입안에 넣을 때까지 부리를 박고, “드르르륵, 드르르륵” 소리를 내면서 계속 한 곳에 머물며 작업한다. 그 순간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운이 좋게도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길마가지나무 꽃을 보지 못한 서운함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이 딱따구리가 큰 소나무에 붙어 있는 부러진 삭정이에 부리를 박고 열심히 작업 중이었다. 얼른 스마트 폰을 꺼내고 몇 컷을 찍었다. 비록 거리와 기술 부족으로 희미한 실루엣처럼 보였지만 딱따구리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은 행운이었다. 딱따구리와 작별을 고하고 길을 재촉했다. 완덕정 부근의 길마가지나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비탈이 심해 큰 나무들을 번갈아 짚으며 어렵게 내려갔다. 예상한 대로 많은 꽃을 달고 있었다. 흐뭇한 기분으로 스마트 폰에 담고 있을 때 벨이 울렸다. 아내한테서 온 전화였다. 오늘은 왜 이리 늦느냐고 물었다. 봄맞이 행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더니,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길가의 쥐똥나무와 찔레나무들이 파릇파릇 눈이 트기 시작한 가지를 흔들며 또 오라고 인사한다.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이희근 전주문협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5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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