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다함없는 사랑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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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록이 눈부신 5월~ 오월이라는 단어를 입 안에 넣고 살며시 읊조리기만 해도 입안에 향기가 감도는 듯하다. 라일락에 이어 아카시아꽃 등꽃 장미 탱자꽃까지 은은하고 달콤한 꽃향기와 싱그런 연초록의 나무 잎새들에서 나는 풋풋하고 건강한 냄새~ 이렇게 싱그러운 계절 오월엔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날들이 유난히 많다. 어린이 어버이 스승님 부부 그밖에도 사랑과 감사의 대상이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부모의 자식 사랑이니, 자식이 아무리 효도한다 한들 어버이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에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태평양 연안에는 천축잉어라는 바닷고기가 있는데 암놈이 알을 낳으면 수놈이 그 알을 입에 담아 부화시킨다고 한다. 입에 알을 담고 있는 동안 수컷은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알들이 부화할 때가 되면 기력을 잃어 죽고 만다. 알을 뱉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쉬운 길을 외면하고 끝내 새끼들을 부화시키고 죽음을 맞이하는 수컷 잉어에서 거친 세파와 맞서 가장이라는 무게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는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읽는다. 죽어도 자식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아버지 그 쓸쓸한 뒷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었던가 가슴 끝이 아리다. 자기의 몸을 새끼들의 먹이로 내어주고 끝내 죽음에 이르는 연어의 눈물겨운 모성애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거미의 모성애도 연어와 같다. 어미 거미는 새끼를 낳으면 자신의 피를 먹여 키우는데, 피가 다 떨어지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피까지 새끼에게 다 주고 결국 어미는 죽어 껍질만 남는다고 한다. 사람 또한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과 헌신으로 오늘에 이르렀건만, 부모를 섬기는 일에 참으로 정성을 다했는지,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의 일만 분의 일 만큼이라도 되돌려 드렸는지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오월이 되면 몸살처럼 마음 앓이를 한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를 섬김에 특히 친정아버지에게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 현재도 심신이 건강하지 못하신 시어머님과 한집에 살면서 진정에서 우러나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내 몸이 아픈 것도 이유라면 이유가 될까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섬김의 도리에서 벗어나도 한참이나 멀리 벗어나 있다.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지 못하는 돌봄은 의무일 뿐이라는 생각에 날마다 죄를 짓고 사는구나 자책하면서도, 수시로 끓어오르는 내 안의 불길을 누르지 못하고 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고부간의 거리, 당신이 나를 딸처럼 생각하지 않듯이 내게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일 뿐인가 보다. 나 역시 며느리에게 멀고 먼 시어머니가 아닐까? 5월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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